"성적 좋았다고 거만해지지 않겠다. 나태해지지도 않겠다."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주현상(32)이 시즌을 준비하면서 되뇌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는 한화 불펜 투수 중 가장 안정적으로 공을 던진다. 1군 투수 데뷔 3년차였던 지난해 최고 성적을 올렸다. 55경기에 나가 2승2패12홀드-평균자책점 1.96. 59⅔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55개를 잡았다. WHIP(이닝당 출루율) 0.84, 피안타율 1할7푼2리. 출전 경기, 등판 이닝, 홀드수가 모두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1군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는 총 30명. 이 중 주현상이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피말리는 '탈꼴찌' 경쟁을 벌인 후반기에 특히 좋았다. 9월부터 21경기에서 23이닝 동안 3실점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1.17, WHIP 0.65. 9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9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9경기, 1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에도 이런 투수가 있었다.
청주고 동아대를 거쳐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입단. 내야수로 들어와 투수로 전환해 성공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그는 투수로서 1군 첫 시즌이었던 2021년 43경기, 2022년 49경기에 출전했다. 2022년 주춤했는데 지난해 점프했다.
주현상은 프로 입단 초 야수로 120경기, 투수 전환 후 147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2015년 프로 첫해 103경기에서 47안타를 때렸다.
최고 성적을 올린 2023년, 아쉬움도 있었다. 정규시즌 개막 직후에 크게 흔들렸다.
4월 2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 시리즈 2차전. 6-6으로 맞선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아웃카운트 1개 못 잡고 안타 2개, 4사구 2개로 경기를 내줬다. 전날 열린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패를 당해 충격이 더 켰다.
3경기를 던지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38일간 2군에 있다가 5월 중순 복귀했는데, 열흘 만에 또 1군 등록이 말소됐다. 선수 본인도 팀도 힘들었다.
최근 대전야구장에서 만난 주현상은 "지난해 주춤한 구간이 있었다. 이런 부분을 줄이려고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떨어지는 기간을 최대한 줄여 계속 좋은 경기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팀이 5강 진입을 목표로 잡은 2024년이다. 불펜의 핵심 전력인 주현상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욕심 없이 꾸준하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했다.
"구단 기대도 크고, 나도 더 잘하려고 준비 중이다. 다만 좋았던 지난해보다 더 잘하려는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그냥 책임감 있게 팀을 위해 던지겠다"라고 했다.
비시즌 기간의 일상이 비슷하다. 매일 대전야구장에서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직행한다. 태어난 지 5개월이 된 아이를 돌본다. 그가 더 야구를 잘 해야하는 이유다.
"(2년 연속) FA 형들이 들어왔고 전력 보강이 이뤄져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올해는 우리팀이 초반부터 분위기를 잘 이어가면 좋겠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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