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곽)명우 형이 계속 준다고 해서 100% 다 떴는데…같은 편까지 속이더라."
OK금융그룹 읏맨의 상승세가 무섭다. 어느덧 3위에 올라섰다.
3라운드 6전 전패의 골짜기를 이겨내고 4라운드 6전 전승의 산마루에 올랐다. 17일 천안 원정에서는 사령탑 교체 후 상승세를 달리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마저 꺾었다.
OK금융그룹은 레오와 바야르사이한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스파이크서브마저 자제시킬 만큼 디그와 블로킹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 배구'의 팀이다. 결국 이 시스템을 통해 에이스 레오의 공격력을 살려주는 게 관건이다.
리베로 부용찬이 디그와 에너지를, 아포짓 신호진이 득점력을 더한다면, 박창성은 중앙 공격과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야한다. 그는 현대캐피탈전에선 블로킹 3개 포함 7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박창성은 V리그 청춘스타 임성진(한국전력)과 동기다.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김선호(현대캐피탈) 임성진에 이어 1라운드 3순위로 이름이 불렸다. 한양대 시절엔 아포짓으로 뛰었지만, 프로에는 미들블로커로 입문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빛을 보긴 쉽지 않았다. 2시즌을 뛴 뒤 군복무 먼저 마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상무에서 전역한 뒤로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
박창성으로선 시즌 2번째 선발출전, 첫 수훈선수다. 그는 "6연승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 동료들에게도 고맙다"며 웃었다.
사령탑의 조언이 신의 한수였다. 박창성이 현대캐피탈 허수봉을 블로킹하는데 실패하자, 오기노 감독은 '허수봉을 상대할 때는 왼손을 좀더 뻗어보라'는 말을 건넸다. 그리고 다음번 격돌에선 멋지게 셧아웃시켰다.
세트 막판에도 과감한 속공을 내리꽂아 원정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박창성은 "명우 형 말에 속아서 계속 100%로 떴다. 그러다 한번 제대로 주니까 그런 공격을 할 수 있더라"며 웃었다. 오기노 감독님의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지만, 이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상무에서 많은 경기를 뛰다보니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 미들블로커는 보는 눈이 중요한데, 실전 경험치를 많이 쌓고 돌아왔다. 또 박원빈-진상헌 형 보면서 많이 배운다."
오기노 감독은 "연습할 때 움직임이 좋고, 굉장한 노력파다. 팀 연습이 끝난 뒤에도 항상 세터와 추가 연습을 한다. 그래서인지 그때그때 대응하는 능력도 좋다"면서 "하고 싶어하는 마음가짐이 돋보인다"고 호평했다.
배구인 2세다. 아버지는 수원 파장초 박근주 감독이다. 누나 박소영도 KGC인삼공사에서 뛰었던 선수다.
박창성은 "경기 끝나고 가족 단톡방 보니까 난리가 났다"며 웃었다. 이어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블로킹 팔을 너무 벌린다', '그럴?? 이렇게 하라'는 이야기도 있다. 참고할 부분이지만 신경이 쓰인다"고 덧붙여 좌중을 웃겼다.
"난 아직 발전할 부분이 많은 선수다. 5~6라운드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약점 없는 미들블로커가 되고 싶다."
천안=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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