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러다 16강도 못 갈 수도?'
카타르 아시안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라던 일본이 이라크에 허무하게 패했다. 일본은 19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한 끝에 1대2로 패했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선발로 나오는 등 정예전력을 가동했지만, 실상은 부실한 수비와 무딘 공격력만 보여주며 '우승 0순위'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전반에 7대3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역습을 막지 못한 일본은 장신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에게 전반 5분과 추가시간에 멀티 골을 허용하며 0-2로 전반을 마쳤다.
충격적인 전반전을 보낸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를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후반 11분 페널티킥을 얻는 듯 했으나 VAR(비디오판독)을 거쳐 취소됐다. 다급해진 하지메 감독은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마에다 다이젠, 하타테 레오(이상 셀틱) 등 유럽파들을 대거 투입했다. 그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 추가시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엔도의 헤더 골이 나오며 간신히 영패를 모면했다.
일본이 이라크에 패하면서 조 1위로 16강에 오르려던 목표는 사실상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2연승을 기록한 이라크가 일본에 패한 베트남을 3차전에서 만나는 데 승리할 경우 1위가 된다. 일본은 3차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이 분명 앞선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늘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일본이 이라크에 1대2로 패한 것 역시 예상 밖의 결과다. 일본은 지난해 말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1위다.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 0순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대표팀의 자신감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상태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일본의 전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D조 1차전이었던 베트남과의 경기에서도 일본은 미나미노의 선제골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연속 골을 내주며 1-2로 끌려가다 간신히 4대2로 재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어 FIFA랭킹이 불과 63위인 이라크를 상대로도 이렇다 할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한 채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엔도의 골이 아니었다면 0대2로 지는 경기였다. 유럽파를 총동원하며 '우승 목표'를 부르짖었지만, 실상은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못 미치고 있다.
때문에 일본이 16강에 실패하는 경우의 수도 예상해볼 수 있게 됐다. 가장 확실하게 일본이 탈락하는 경우는 인도네시아가 조 2위가 되는 것이다. 일단 인도네시아가 베트남과의 2차전에서 이기고, 기세를 몰아 일본마저 격파하면 된다. 그러면 인도네시아가 2승1패로 16강에 오른다. 일본은 1승2패로 3위가 돼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없다. 다른 조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데, 자칫 3위권 팀 중에서 성적이 밀리면 16강에 떨어지는 대참사를 맞보게 될 수도 있다.
매우 희박하지만 베트남이 일본을 제치고 올라가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일단 베트남은 일본에게 졌기 때문에 동률이 될 경우 승자승 원칙에서 밀린다.
따라서 베트남이 일본을 따돌릴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인도네시아와 이라크를 연달아 격파하고, 동시에 일본이 인도네시아에 지는 것이다. 이러면 이라크와 베트남이 2승1패로 사이좋게 16강에 오르고,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나란히 1승2패가 된다.
이러면 일본은 승자승 원칙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밀려 조4위가 돼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현재까지 아시안컵의 전개상황을 돌아보면 아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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