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후아힌)=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00년대 국가대표팀을 지낸 박진섭 부산 감독(47)과 유경렬 부산 수석코치(46)가 아시안컵 16강 한-일전 성사 가능성에 대해 긍정론을 폈다.
21일 오후, 동계 전지훈련지인 태국 후아힌 팀 숙소에서 만난 박 감독은 "'대진운이 좋아서 우승했다'는 소리를 듣기보다는 16강에서 일본을 만나고, 그 이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을 다 꺾고 우승하는 게 더 멋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감독은 2000년 아시안컵, 2004년 아시안컵을 묶어 A매치 35경기(5골)를 뛰었다.
A매치 17경기를 기록한 유 코치도 "지금 16강에서 일본과 마주할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마지막(결승)에 넘을거냐, 지금(16강) 넘을거냐 차이인데, 먼저 붙어서 이기고 탄력을 받아서 우승하면 된다"며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대2로 간산히 비겼다. 1차전에서 바레인을 3대1로 꺾은 대표팀은 2경기에서 승점 4점을 따내며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과 승점 동률이지만, 득실차에서 밀렸다.
E조 1위는 16강에서 D조 2위와 맞붙는다. 이라크에 충격패한 일본은 D조 1위 자리를 놓쳤다. 현재 흐름으로는 D조 2위가 유력하다. 한국이 25일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요르단과 바레인이 비기거나, 3위 바레인(3점)이 승리하면 한국이 E조 1위가 된다.
애초 한국과 일본이 각 조 1위를 할 경우, 결승전에 가서야 맞붙는 거였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16강 조기 한-일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4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16강에서 우승 확률 0순위로 꼽히는 일본과 맞붙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박 감독과 유 코치는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면, 16강이나 결승이나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2004년 아시안컵을 경험한 박 감독은 "당시엔 이란, 사우디, 일본, 이라크 등이 강세였다. 지금은 카타르를 비롯한 다른 중동팀들이 많이 성장했다. 어제 경기를 봤겠지만, 쉬운 팀이 없다. 점점 우승하는게 어려워지고 복잡해졌다"며 "순탄하게 우승하기란 쉽지 않다. 한두 번 고비가 올텐데, 이 고비를 얼마나 슬기롭게 넘기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풀백 출신인 박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 전후로 제기되는 한국 축구 풀백 문제에 대해선 "풀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 요즘엔 안으로 파고든다거나 하는 식으로 풀백들에게 다양한 역할이 요구된다. 내가 지금 시대에 뛰었다면 대표 선수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격쪽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K리그 베스트일레븐 출신 센터백인 유 코치는 '괴물 수비수'인 후배 김민재(바이에른뮌헨)에 대해 "좋은 스피드와 적극성을 지녔다. 유럽 선수들과 맞대결을 해도 스피드, 파워에서 지지 않는다"고 엄지를 들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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