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정후 선배는 너무 큰 사람이다.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2024 시즌 최고 숙제는 바로 이정후 빈 자리 채우기다. KBO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품에 안긴 이정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510억원)의 몸값이 말해주듯, 이정후는 누구도 대체하기 힘든 특급 자원이었다.
1번이든, 3번이든 어느 자리에서든 최고의 활약을 펼쳐주던 이정후가 빠졌다는 건, 키움이 장기에서 '차'를 빼고 승부를 봐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키움팬들은 실망만 하지 않고 있다. '제2의 이정후'가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이주형이다. 지난 시즌 최원태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를 떠나 키움 유니폼을 입었고, 이주형의 타격 재능을 알아본 키움은 그를 곧바로 리드오프로 출격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시즌을 70안타 3할2푼6리 6홈런 36타점으로 마쳤다. 이정후를 대신할 새로운 키움의 핵심타자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마쳤다.
이정후와 닮은 점이 많다. 같은 우투좌타 체격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속 근육에서 나오는 힘이 좋다. 타격 기술은 확실히 눈에 띈다. 아마추어 시절 내야수로 활약했지만, 타격에 비해 수비가 약해 외야로 전향한 것도 똑같다. 야구 센스로 외야 수비는 커버할 수 있다. 전형적으로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들이다. 그러니 이주형을 보고 '제2의 이정후'라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
그렇다면 당사자는 이 평가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이주형은 "정후형은 너무 큰 사람이다. 비교 자체가 안된다. 그래서 신경도 안쓰인다. 팬들은 좋게 말씀해주시지만, 내가 내 자신을 알기에 부담이 안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난해 이주형이 트레이드 후 바로 기회를 잡은 건, 이정후가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영향이 컸었다. 같은 팀으로 짧게 있었지만, 함께 야구를 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주형은 "정후형이랑 같이 해봤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그게 너무 아쉽다. 내 롤모델이다. 최근 스타 선수들 중 가장 독보적인 형 아닌가. 나도 그렇게 야구하고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주형도 이정후처럼 큰 꿈을 갖고 있을까. 이주형은 "선수라면 어릴 때부터 다들 큰 꿈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것부터 해야 하는 선수다. 작은 일부터 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실력을 끌어올리면 나도 언젠가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안다치고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겠다는 목표에만 집중하겠다"고 의젓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주형은 그러면서 새 시즌 목표에 대해 "전경기 출전이 가장 큰 목표다. 그리고 두자릿수 홈런, 도루 20개, 3할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3할, 두자릿수 홈런, 20도루면 이정후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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