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후아힌)=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년 11월 26일과 12월 9일은 '아픔'이었다. 4년 만의 1부 승격을 눈 앞에 둔 부산 아이파크는 후반 추가시간 충북청주 조르지(현 포항)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다이렉트 승격에 실패했다. 이어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를 상대로 1차전에서 승리한 부산은 원정 2차전서 맥없이 무너지며 두 번째 기회마저 놓쳤다. 박진섭 부산 감독은 마음의 상처가 컸다. 21일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수비수 이한도는 "오늘도 조르지 골 장면이 생각났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거나 진 것도 떠오른다. '내가 더 잘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경렬 부산 수석코치는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안 좋은 기억은 눈 녹듯 사라지지 않겠지만,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치유해야 하는 법. "아쉽다는 마음 조차도 갖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한도의 말처럼, 올 초 다시 모인 부산은 전지훈련지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땀으로 악몽을 씻어가고 있었다. 박 감독은 "작년 동계훈련 때는 베테랑, 임대생이 중심이 되어 전술을 많이 강조했다면, 올해는 한 발 더 뛰고 골을 많이 넣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쩍 높아진 훈련 강도에 선수단의 후아힌 리조트에는 곡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새롭게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로페즈는 이날 인터뷰가 끝날 무렵인 오후 2시40분쯤, "오후 6시까지 인터뷰하면 안되냐"며 취재진에게 '딜'을 쳤다. 오후 3시부턴 '오후 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훈련장에는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작년의 아픔을 공유하지 않은 '한국형 용병' 로페즈와 신인급 선수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제주, 전북, 수원FC 등에서 뛰며 한국 축구 정서를 잘 아는 로페즈는 한국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쳤다. 훈련 때는 차원이 다른 슈팅 능력을 보였다. 공수 밸런스를 중시하는 박 감독은 수원에서 영입한 안병준과 로페즈가 팀 득점을 높여주길 기대했다. 올해 부산은 신인급 젊은 선수들의 비중을 부쩍 늘렸다. 과거부터 특급 유망주를 수없이 배출해낸 '젊은 부산'으로 재탄생하려는 의지다. 박 감독은 "작년엔 젊은 선수들 활용도가 높지 않았지만, 올해 부산 B팀이 K4리그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1군에 어린 선수가 많다.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22세이하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그중에서 두각을 드러낸 신인은 보인고에서 갓 졸업한 공격수 이동훈. 유 코치는 이동훈이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면서 "순수하다. 뭐라고 해도 항상 웃고, 훈련 때 적극적"이라고 평했다. 박 감독은 이동훈이 대표팀 후배인 이천수 김정우와 비슷한 부류라면서 잘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다. 이동훈과 입단동기인 허승찬은 권혁규(세인트미렌)의 뒤를 이을 부산 유스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다. 선문대에서 대학축구를 2년 경험한 뒤 부산 프로팀에 콜업됐다. 이한도는 "박 감독님 축구는 나도 아직 어려운데, 어린 선수들은 확실히 축구를 잘 배워서 그런지, 잘 따라오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2024년 목표는 첫째도 승격, 둘째도 승격이다. 2023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한 승격을 노렸다면, 올해는 1위를 통한 다이렉트 승격이 목표다. 박 감독은 "K리그2는 항상 어렵다. 올해 이랜드, 성남이 선수 보강을 많이 했다. 2부로 내려온 수원 삼성을 비롯해 경남, 부천 등 모든 팀이 승격을 노릴 것"이라면서 "우리 역시 목표는 승격이다"고 말했다. 부산의 2024시즌 개막전 상대는 이랜드다.
후아힌(태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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