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릴 때부터 유격수였고, 고등학교 3년 내내 유격수를 봤습니다. 부담감보다 자부심이 더 큽니다."
올해 롯데 신인 중에는 독특한 이름들이 가득하다. 청룡의 해에 프로에 입문하는 1라운더 전미르가 가장 인상적이다. 이호준 강성우 안우진 등 레전드들과의 동명이인도 눈에 띈다.
상원고 출신 이호준(20)은 3라운드에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3할 타율에 OPS(출루율+장타율) 0.891로 한방 있는 타격도 주목받았다. 줄곧 리드오프로 뛸 만큼 좋은 선구안이 돋보인다. 이글이글하는 눈빛과 근성, 기백으로 똘똘 뭉쳤다.
무엇보다 기민한 발놀림과 안정된 글러브질이 호평이다. 롯데 스카우트진이 2년간 집중관찰한 끝에 내린 결론. 김민호 수비코치도 '(이호준이)괜찮다. 아직 먼 얘기지만, 유격수로 키워도 될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야구선수다보니 어린 시절부터 이름에 관한 놀림에는 익숙할 그다.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 신인다운 떨림도 있었지만, 이호준은 "레전드에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대선배님과 함께 얘기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라며 웃었다. 다만 통산 337홈런의 거포 이호준 현 LG 퀄리티컨트롤(QC)코치와는 달리 정교한 타격에 초점을 맞춘 테이블세터형 교타자다.
야구를 향한 마음은 불타오르는 진심으로 가득하다. 자신의 고교시절에 대해 "고3병에 걸려있었어요"라고 준엄한 평가를 내릴 정도. 타석 때마다 '잘 치고 싶다'는 욕심만 가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개인 성적도 아쉽고, 상원고도 전국대회 높은 곳으로 이끌지 못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대구 출신이다보니 김상수(KT)가 평생의 롤모델이다. 고3 되기전 동계훈련 때 상원고를 찾은 김상수에게 유격수의 기본을 배우는 귀중한 경험도 쌓았다. '항상 공을 몸 왼쪽에서 잡아라. 그래야 1루에 던지기 편하다'는 김상수의 충고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
학교는 다르지만, 동향인 전미르와도 절친이다. 이호준은 "(전)미르의 자신감을 배우고 싶습니다"라며 "근육은 따라하기 어렵습니다. 고3 때 웨이트를 같이 다녀봤는데, 타고난 근질이 말도 안됩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롯데 입단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교육리그에서 LG 강효종 선수를 상대로 친 안타"를 꼽는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피어났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장타 한방은 있습니다. 재기발랄한 주자는 아니지만, 마냥 느리지도 않습니다. 올해 안에 1군에 올라가는게 목표입니다. 사직 내야를 지휘하는 유격수로 크고 싶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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