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의 '원작'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잘 나가던 대하사극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이정우 극본·전우성 연출)은 지난해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에게 '고퀄리티의 사극'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7회와 18회 이후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며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원작 소설 길승수 작가의 다양한 폭로가 등장했고, 제작진이 이에 대해 "원작 계약일뿐, 별개의 이야기"라고 선을 그으며 갈등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은 최근 현종의 낙마 사고 장면 등을 담으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왔다. 그가 낙마하고 울부짖는 모습은 심지어 '밈'처럼 활용되며 그를 '금쪽이'에 비유한 '현쪽이'라는 신종 별명까지 등장하며 조롱거리가 됐다. 이에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여러 차례 '고려 거란 전쟁'에 대한불만을 토로하기도. 길 작가는 "드라마 작가가 실력도 되지 않으며 원작을 무시하고 대본을 썼다"며 원색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 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제작기를 공개한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고려 거란 전기'를 원작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정우 작가가 소설 '고려 거란전기'가 자신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1회부터 소설과 다른 전개를 보여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길 작가는 또 다시 "웃기지도 않는다"며 '고려 거란 전쟁'이 역사 왜곡을 하려고 했었다는 의미의 주장을 펼치기도. 길 작가는 "KBS 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렸다고. '고려 거란 전쟁'에는 천추태후의 해당 설정이 등장하지는 않으나, 원정왕후가 현재 맹활약 중이다.
전 PD와 이 작가도 길승수 작가의 주장에 폭로를 함께 이어갔다. 전 감독은 "길승수 작가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고, 수차례 자문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고사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도 "저는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하였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신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라며 오리지널 작품임을 주장하는 중이다.
길승수 작가는 자신이 자문을 거절했다는 이야기에 다시 한 번 반박하며 갑질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길 작가는 "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제 위의 사람인 양 저에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했다. 그런데 그런 페이퍼 작성은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의 업무가 아니다"라며 지시를 거절하자 전 PD는 계약 내용을 수긍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가 없다고 거절했다고.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고 한 이도 전 PD였다는 주장이었다. 길 작가는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최수종이 대상을 수상하는 등 축포를 터뜨렸지만, 극 중반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심지어 시청률도 10%대에 머무는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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