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모든 걸 다 갖춘 '엄친아', 명장마저도 질투심을 느끼는 모양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28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주최 저녁 식사 행사에서 벌어진 일화를 소개했다. 이 행사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더스티 베이커 전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을 비롯해 야구 관계자 및 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베이커 감독은 노모 히데오, 마쓰이 히데키 등 메이저리그를 거쳐간 일본 선수들을 언급하면서 오타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오타니는 내가 본 선수 중 단연 으뜸이고, 겸손한 선수"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때론 그에게 화가 났다. (LA 에인절스 타자로) 타석으로 향하기 전 (휴스턴 더그아웃에 있던) 나를 흘끔 쳐다봤다. 나는 그때 뭔가를 적고 있는 척을 했는데, 오타니는 홈런을 치더라"라고 밝혔다. 또 "관중석을 보니 경기를 보던 아내가 홈런을 치는 오타니의 사진을 찍고 있더라. 오타니는 (타격을 마치고) 마운드에 올라가선 삼진 3개를 잡더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베이커 감독은 "앞서 말했듯, 이 선수는 지금까지 내가 본 이 중 가장 재능 있는 선수"라며 단상으로 오타니를 불러들인 뒤 "정말 나쁜 남자다. 야구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잘 생겼다"고 말해 회장을 다시 폭소케 했다.
오타니는 이제 일본과 아시아가 아닌, 야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어 다저스와 북미 스포츠 역대 최고액 신기록인 10년 총액 7억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조항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총액을 분할지급하는 방식을 직접 요구하는 등 실력 뿐만 아니라 승부욕까지 겸비한 선수로 찬사를 받았다.
새 유니폼을 입고 출발하는 오타니의 행보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인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를 데리고도 하위권을 전전한 에인절스와 달리, 다저스는 내셔널리그를 넘어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매년 꼽히는 강팀. 일본 최고 투수 중 한 명인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가세하면서 탄탄한 뎁스를 갖춘 다저스에서 오타니가 투수-타자로 과연 어떤 성적을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3월 20~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김하성 고우석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공식 개막 2연전에 나서는 오타니의 모습에 한-미-일이 모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오타니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관심. 모든 것을 갖춘 '엄친아' 선수의 모습은 30년 간 사령탑으로 재임하면서 통산 2183승을 올린 빅리그 대표 명장에게도 부러움을 넘어 '질투'를 불러 일으키는 듯 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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