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김기동 FC서울 감독(53)의 '러브콜'에 기성용(35)이 재계약으로 응답했다. 지난 27일, 재계약을 통해 서울 잔류를 확정한 기성용은 "2023시즌이 끝나고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기에 재계약까지 기간이 길어져 팬들에게 죄송스러움이 컸다. 김기동 감독님께서서울 감독으로 부임하시고 통화를 하면서 확답을 못 드렸던 게 죄송스러웠는데 감독님에 대한 확신이 있고 능력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선보이려 한다"며 FA(자유계약)인 상태에서 연장계약을 체결한 이유 중 하나가 지난달 부임한 김 감독의 존재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앞서 지난해 12월초 취임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서울 아니냐"는 말로 하루빨리 재계약을 체결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달한 바 있다.
삼십대 중반에 접어든 기성용은 이번 겨울 은퇴와 현역 연장의 두 가지 갈래길 앞에서 장고했다. 서울 구단은 일찌감치 재계약안을 제시한 뒤 답을 기다렸다. 지도자 코스에 돌입한 기성용은 직접 유럽을 찾아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라파엘 베니테스 셀타비고 감독 등 명장들을 만나 지도 철학을 정립하는 시간을 보냈다. 톡톡 튀는 전술로 돌풍을 일으킨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턴 감독과 만난 뒤 개인 SNS에 "로베르토 감독의 철학과 전술적 움직임, 그리고 전술을 선수들에게 입히는 훈련 방법 등 내가 궁금해했던 부분을 감사하게도 잘 설명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는 기성용이 진지하게 지도자를 꿈꾸고 있음을 보여줬고, 자연스레 은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기성용은 "영국에서 수많은 감독들을 만나면서 더 생각이 많아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달 초 국내로 돌아온 기성용은 중학교 시절 프로선수의 꿈을 키운 호주로 다시 출국해 개인 훈련에 열중했다. 은퇴를 결심했다면, 겨울에 몸을 만들지도 않았을 터. 기성용이 서울의 1차 해외 전지훈련지인 태국 후아힌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혹시 떠나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는 팬들도 생겨났지만, 기성용의 거취는 재계약 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기성용은 재계약 직후 인스타그램스토리에 '2006년→2024년'이라고 적었다. 2006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에 입단한 신인 기성용이 2024년에도 여전히 '검빨'팀과 동행을 이어간다는 뜻이다. 기성용은 2006년부터 2009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총 207경기에 나서 15골-20도움을 기록했다.
기성용이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김 감독과의 '케미'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기성용은 포항 시절 큰 성과를 낸 김 감독의 능력을 확신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포항 사령탑 시절 주목했던 기성용의 빌드업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2월 4일부터 시작하는 일본 가고시마 2차 훈련부터 기성용을 중심으로 전술에 짜임새를 입히는 훈련에 집중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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