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에는 '약속의 8시'가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 자율을 중시한다. 그는 앞서 "선수들에게 자유 시간을 준다.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단에 자유 시간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다. 선수들은 개인 운동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도 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오후 8시쯤 선수들이 하나둘 피트니스센터로 모인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따로 훈련한다. 김영권은 헬스장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다. 끝없는 자기 노력"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영권은 개인 운동 시간 '헬스장 관장'으로 깜짝 변신하기도 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김영권이 김주성(FC서울)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를 데리고 운동한다. 상황에 맞춰 훈련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김영권이 베테랑답게 어린 선수들을 잘 챙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대회 최종 명단은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클린스만호'에 가끔 소집됐던 어린 선수들이 함께하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 당시 "26명을 등록할 수 있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 이렇게 세 명이 늘어나서 미래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생 김주성, 2002년생 양현준, 2004년생 김지수는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양현준은 조별리그 1~2차전, 김주성은 3차전에 완전 제외됐다. 김지수는 세 경기 모두 출전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선배의 알뜰살뜰 보살핌 속 미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김영권과 같은 선수를 지도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그 누구보다도 프로답다. 김영권에게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할 거 같다'고 얘기한다. 대표팀에 들어와서 경기에 뛰지 못할 때도 '팀을 위해 어떤 역할도 하겠다'고 말해서 감사하다. 축구에서는 어떠한 일이든 벌어질 것이다. 팀으로 뭉치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칭찬했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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