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김)연아언니를 찾았는데 못찾았어요."
'피겨요정' 신지아(15·영동중)가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이하 강원2024)에서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건 후 자신의 우상인 '피겨여제' 김연아를 떠올렸다.
신지아는 30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 강원2024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125.35점을 받았다. 기술점수(TES) 63.45점 , 예술점수(PCS) 61.90점, 쇼트프로그램(66.48점)과 합산한 점수 191.83점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28일 쇼트프로그램, 첫 컴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하며 3위를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 1위 일본 시마다 마오(71.05점·TES 39.41점, PCS 31.64점), 2위 일본 다카기 요(67.23점·TES 37.67점, PCS 29.56점)를 넘어 메달색을 바꾸기 위해선 프리스케이팅에서 반전이 절실했다. 한일 피겨스타들이 맞붙은 빅매치 현장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김연아 강원2024 홍보대사, 김재열 IOC위원(국제빙상연맹 회장),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가수 싸이가 총출동했다.
3조 4번째로 무대에 나선 신지아는 강릉아레나를 가득 메운 안방 팬들의 뜨거운 응원속에 '낫 어바웃 앤젤스 바이 버디(Not About Angels by Birdy)'에 맞춰 특유의 애절하고 아련한 연기를 펼쳤다. 첫 연기 과제인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뛴 뒤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 점프에서 클린 연기를 펼쳤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이 0점 처리 된 부분이 아쉬웠지만 안정적 점프와 우아한 연기는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신지아의 엔딩 세리머니에 인형 세례가 쏟아졌다.
신지아에 이어 얼음판에 선 '주니어 세계챔피언' 시마다 마오도 흔들림이 없었다. 125.94점, 신지아와 단 0.59점 차. 신지아의 스핀 실수가 새삼 아쉬웠다. 시마다가 총점 196.99점으로 1위에 오른 가운데, 마지막 순서로 나선 다카기 요가 115.97점, 총점 183.20점, 3위로 내려앉았고, 신지아가 2위로 올라섰다. 2020년 로잔 대회 여자싱글 유영의 금메달에 이어 대한민국의 청소년올림픽 2연속 메달 역사를 썼다.쇼트에서 4위(63.64점)를 기록한 김유성(14·평촌중)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17.89점을 기록, 총점 181.53점으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신지아는 롤모델 김연아 이야기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웜업 때 '언니, 어디 계시나'하고 찾았는데 못찾았다. 언니를 찾았다면 기운을 받았겠지만, 와주셨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힘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스핀 0점 처리는 끝나고 들었다"는 15살 스케이터에게 강원2024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긴장이 많이 된 상태여서 솔직히 제가 만족할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다리가 많이 굳어서 스트로킹이 잘 안 밀렸다. 멘탈적으로도 더 단단해져야 할 것같고, 스핀도 다시 점검해야 할 것같다"며 보완점을 줄줄 읊었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메달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대회다. "좀 아쉽긴 하지만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안방 대회의 부담을 이겨내면 큰 경험이 되고 더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잘 버텨서 메달도 따고, 그래서 스스로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시마다 마오와 계속 이어질 라이벌 대결에 대해 신지아는 "저는 경쟁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지만 그래도 서로 보면서 좋은 점을 배울 수 있어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지아는 "엄마 없이 혼자 친구들과 함께한 첫 선수촌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다.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다"며 생긋 웃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고,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을 반짝였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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