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꽃미남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극장 동점골을 터뜨린 뒤 포효만 한 것이 아니었다. 설움을 씻어냈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안도의 한숨도 내쉬었다.
조규성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에서 후반 1분 선제실점하며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9분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과 교체투입해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설영우(울산)의 헤더 패스를 문전 앞 헤더슛으로 연결하며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조규성의 골로 연장 30분의 기회를 얻은 한국은 120분 혈투 뒤에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1~4번째 키커인 손흥민(토트넘) 김영권(울산) 조규성 황희찬(울버햄턴)이 모두 골망을 가르고, 조현우(울산)가 사우디의 3~4번째 키커의 슛을 잇달아 쳐내며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규성은 이번대회 들어 처음으로 교체투입해 특급조커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날 조규성이 투입 후 골을 넣기까지 기다린 시간은 35분이었다. 하지만 이 한 골을 위해 버틴 시간은 개막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대략 15일이었다. 그 사이 조규성은 조별리그에서 번번이 절호의 찬스를 놓치며 비판을 받았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축구를 소홀히한다'는 경기 외적인 이유까지 들먹이는 팬들도 나타났다.
조별리그 3경기 연속 침묵한 조규성은 입버릇처럼 골을 노리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이날 득점하기 전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한 공이 크로스바를 강타할 때만해도 16강에서도 꼬이나 싶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한번 더 기회가 오겠지, 기회가 오겠지"란 생각으로 기회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추가시간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설영우가 알맞게 패스를 건네주며 골망을 가를 수 있었다.
조규성은 득점 후 동료들과 함께 밝게 웃으며 '극장 동점골'을 즐겼다. 기쁨의 포효를 날린 뒤에 한 행동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푹~' 한숨을 쉬는 조규성의 모습에서 그간 느낀 부담감과 중압감이 느껴졌다. 캡틴 손흥민은 그런 후배에게 다가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조규성은 "(동점골) 좋다기보다는 그냥 이제까지의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엄청 좋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이제 한 골이 들어갔네'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경기장은 지난해 12월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이 멀티골을 뽑아낸 바로 그 장소였다. 조규성은 "원래 모르고 있다가 많이 본 곳인 것 같아서 (황)희찬이형에게 물어보니 '가나전 그 곳'이라고 말해주더라. 그 말을 듣자마자 웃으며 '와,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규성은 긴장감 높은 승부차기에서도 3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한 슛을 성공시키며 팀에 8강 진출을 선물했다. 조규성의 아시안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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