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금까지의 아쉬움이 더 컸다."
영웅에서 역적이 됐던 조규성(미트윌란)이 다시 영웅으로 등극했다. 한국은 3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아시안컵 16강전을 치렀다. 한국은 후반 1분 압둘라 라디프에게 실점하며 끌려갔다. 패색이 짙던 순간 조규성이 날아 올랐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 설영우(울산)의 크로스를 깜짝 헤더골로 연결했다. 경기는 1-1 원점, 연장으로 이어졌다. 두 팀은 연장전까지 1대1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4-2로 웃었다.
경기 뒤 조규성은 "이겨서 기분은 당연히 좋다.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았어도 됐는데 그 점이 좀 많이 아쉽다. 후반에 들어가서 기회가 진짜 많았다. 그걸 (상대 골키퍼가) 막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다. 몸이 너무 좋더라. 약간 '골키퍼 쉽지 않다'고 생각 했는데, 그래도 두드리다 보면 들어가는 법"이라며 웃었다.
조규성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낳은 '스타'다. 2022년 11월 28일 열린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서 혼자 두 골을 넣었다. 빼어난 실력에 준수한 외모까지 더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뒤 더욱 펄펄 날았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영국 원정 친선 경기에서 전반 32분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사령탑 첫 승리였다.
조규성은 다시 한 번 카타르 땅을 밟았다. 이번엔 아시안컵이었다. 분위기는 좋았다. 조규성은 지난해 여름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한 뒤 전반기에만 8골-2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내내 침묵했다. 팬들은 그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조규성은 '약속의 땅'에서 다시 한 번 가치를 입증했다. 놀랍게도 이날 경기장은 조규성이 가나전 멀티골을 넣었던 스타디움이다. 조규성은 "(동점골) 좋다기보다는 그냥 이제까지의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엄청 좋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이제 한 골이 들어갔네'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경기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많이 본 곳인 것 같아서 (황)희찬이 형에게 물어보니 가나전 그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혼자 웃었다. 원래는 모르고 들어갔다. 듣자마자 '와, 됐다'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2월 3일 오전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전을 치른다. 조규성은 "회복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호주 센터백 키가 엄청 크다. 열심히 한 번 부딪혀 봐야할 거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알라이얀(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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