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조규성(미트윌란)이 깨어났다.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 드디어 뚫렸다. 대표팀 구성을 보면 결국 조규성이 해줘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연장 혈투 끝에 제압했다. 연장전까지 1대1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대2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내내 침묵했던 조규성이 해결사였다. 조규성은 0-1로 뒤진 후반 90+9분에 극적인 동점골을 폭발했다. 그는 이어진 승부차기도 깔끔하게 성공했다.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이해 포메이션을 대폭 변경했다. 예선 세 경기에서 고집했던 손흥민(토트넘) 조규성 투톱을 접었다. 조규성을 벤치에 두고 손흥민을 원톱으로 올렸다. 이강인과 정우영을 좌우에 배치해 스리톱을 오갔다.
손흥민은 본래 측면 공격수다. 하지만 2023~2024시즌 소속팀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센터 포워드로 활용해 대성공을 거뒀다. 마침 조규성도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다. 측면 자원도 풍부했기 때문에 '손흥민 원톱'은 클린스만이 충분히 시도할 만한 카드로 보였다.
손흥민이 정통 '9번' 스트라이커 유형은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다. 손흥민은 침투와 골 결정력, 전방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압박이 강점이다. 때로는 2선까지 내려와 가짜 9번 역할까지 수행한다. 대신 공중볼 경합에 약하다. 깊은 위치에서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벌여 공을 지켜주는 타입도 아니다.
'SON톱'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중원이 강해야 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원톱으로 뛸 때 터치도 거의 없다. 허리에서 주도권을 강력하게 움켜쥘 중앙 미드필더와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찔러줄 공격형 미드필더가 갖춰졌을 때 SON톱은 위협적이다. 토트넘은 그런 팀이다. 심지어 좌우 풀백까지 측면이 아닌 중앙 지향적이다.
한국은 아니다. 중앙보다 측면이 강하다. 황인범이나 이재성을 든든하게 받칠 수준급 수비형 미드필더 부재가 아쉽다. 사우디와 경기에서도 중원 싸움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이강인 황희찬 설영우 김태환 등 윙어와 윙백 자원들의 측면 돌파에 집중했다.
이는 결국 크로스에 의존하는 전술이다. 여기서 SON톱을 쓰는 이유가 희석된다. 공중볼 상황에 적합한 공격수는 바로 조규성이다. 사우디전 동점골도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나왔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뛰면 조규성은 빠져야 한다. 조규성이 최전방으로 올라가면 손흥민은 본래 자리인 측면에 서면 교통정리도 깔끔하게 해결된다.
그래서 조규성의 득점이 더 반갑다.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등 세계적인 수준의 측면 공격수들을 보유했다. 조규성을 믿을 수 있다면 한국은 집요하게 측면만 파서 띄우면 그만이다. 조규성의 월드컵 득점도 이렇게 나왔다. 평가전에서도 이강인의 택배 크로스가 조규성에게 도착했을 때 위협적이었다.
경기 후 조규성은 "(동점골이)좋다기보다는 이제까지의 아쉬움이 더 컸다. 그래서 엄청 좋아하지는 못했다. 호주 센터백 키가 엄청 크다. 열심히 한 번 부딪혀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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