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영상으로 본 건 똑같아요."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이야기가 나오자 머쓱한 웃음을 터뜨렸다. 최원호 감독은 30일 한화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처음 떠나는 1군 스프링캠프인만큼 설렘도 묻어났다. 최 감독은 이날 인천공항에 깔끔한 수트 차림에 한화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넥타이, 한화의 로고 벳지를 수트 깃에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내내 외국인 타자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시즌 초반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부터 뒤이어 사령탑이 된 최원호 감독까지, 거의 매일 경기전 인터뷰마다 '외국인 타자 부진을 어떻게 보고 계시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 시즌 시작을 함께한 외국인 타자는 브라이언 오그레디였다. 한화는 오그레디 영입 당시 보장 연봉 7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무려 90만달러짜리 계약을 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상한선 100만달러에 육박하는 규모였다. 그에 대한 기대치를 알 수 있었다. 오그레디는 트리플A와 빅리그를 거쳐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며 15홈런을 터뜨렸던 타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기대이하였다. 그냥 기대 이하가 아니라, 부진이 너무나도 심각했다. 개막 초반까지는 안타를 하나씩 터뜨리던 오그레디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상대 투수들에게 약점이 노출될 수록 삼진이 늘어나고 안타는 줄어들었다. 오그레디는 5월 18일 경기까지 포함해 KBO리그에서 뛴 22경기에서 10안타 40삼진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장타는 한개도 터지지 않았다. 결국 한화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했고, 퇴출을 결정했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선수는 닉 윌리엄스였다. 윌리엄스는 6월말 데뷔전을 치렀다. 오그레디와는 확연이 다른 성적을 내줘야 하는 상황. 그러나 윌리엄스도 기대치를 충족했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한화는 타선의 핵심을 잡아줄 외국인 타자가 필요한데, 윌리엄스도 2할 초반대 타율에서 허덕였다. 더 교체할 카드가 남아있지 않아 시즌 막판까지 함께했지만, 그의 최종 성적은 68경기 타율 2할4푼4리(258타수 63안타) 9홈런 45타점 63삼진이었다.
1년 내내 외국인 타자 부진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만큼은 만회를 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출신 스위치히터 요나탄 페라자와 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인센티브 20만달러가 포함된 계약이지만, 이번에는 100만달러를 틈 없이 꽉 채웠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홈런 23개를 친 거포형 타자. KBO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담아 계약을 진행했다.
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부 FA 안치홍을 영입했고, 베테랑 김강민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데려왔다. 페라자만 중심을 잡아주면, 채은성, 노시환과 더불어 막강한 클린업을 완성할 수 있다. 공격력 자체가 달라질 절호의 기회. 그래서 더 간절하다.
최원호 감독은 "사실 영상으로 본 건 똑같다. 영상으로 봤을 때는 배트 스피드도 좋아보이고, 또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자릿수 도루를 계속 기록한 걸로 봐서는 중상 정도의 주력도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플레이 할 때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저희 기존 선수들과 같이 어우러지면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페라자는 한국으로 먼저 들어와 30일 새 팀 동료들과 함께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중책을 맡았다.
인천공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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