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웹툰작가 주호민이 몰래 녹음한 음성파일이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에 대한 1심 공판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를 유예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주호민 부부가 아들 가방 안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녹취한 수업 내용을 재판부가 증거로 볼 것인지 여부였다. 최근 대법원에서 자녀 외투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교사의 아동학대 행위를 녹취한 경우 재판 증거로 쓸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기에 더욱 주목됐다.
이날 곽 판사는 "위법수집 증거가 있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는 타인과의 대화에 해당한다는 게 명백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형법 제20조 정당행위로 보인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 모친이 아동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화를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학습실에는 CCTV도 없었고 소수의 장애 학생만이 피고인으로부터 수업을 듣고 있어 정서적 학대 특성상 녹음 외에는 학대 정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녹음 행위는 정당 행위로 인정된다"라고 설명했다.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 녹음 파일에 담긴 A씨의 발언에 대해서는 "'너', '싫어'라고 단순하고 명확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섞어 사용해 부정적 의미나 피고인의 부정적 감정 상태가 그대로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며 정서적 학대가 인정된다고 짚었다.
다만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못 간다고' 등 발언은 부적절한 표현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학대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주호민은 이날 공판을 방청한 뒤 취재진에게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다. 자기 자식이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부모로서는 반갑거나 전혀 기쁘지 않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또 "이 사건이 장애 부모와 특수교사들 간 대립으로 비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둘은 끝까지 협력해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하는 존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A씨 변호인은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항소 입장을 밝혔다.
joyjoy9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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