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눈물여왕' 유이만 있나요? '4차원 푼수 변호사' 남보라도 있어요!
남보라가 하룻밤으로 혼전임신 대형사고를 치는, 역대급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연출 김형일, 극본 조정선, 제작 아크미디어) 38회에서 단연코 웃음을 책임진 이는 효준(설정환 분)과 정미림(남보라 분) 커플이다.
효심(유이 분)과 태호(하준 분) 커플은 눈물의 재회 이후에도 여전히 태산그룹의 악의 축, 장숙향(이휘향 분)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 산 넘어 산의 형국으로, 이후에도 효심의 눈엔 눈물 마를 날이 없어보인다.
반면 무대책 10년 백수 생활의 효준과 연기자를 꿈꿨던 미림의 대형사고는 모친 선순(윤미라 분)의 뒷목을 잡게 했으나, 시청자의 배꼽을 잡게 했다.
남보라가 연기한 미림은 내로라하는 황앤박 법률사무소의, 심지어 파트너 출신인 초엘리트. 그러나 연기자의 꿈을 꾸면서 온갖 단역에 도전하고 오디션 낙방 인생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때 영화감독을 꿈꿨던 고시원 옆방 효준의 도움을 받아 조연까지 따냈으나, 공들인 키스신이 통폅집되는 서러움에 변호사로 컴백한 바. 그런데 그 와중에 딱 하룻밤 보낸게 임신으로 이어지면서, 선순을 기절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남보라가 맡은 정미림은 어찌보면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캐릭터. 그런데 남보라는 2006년 데뷔 이후 18년차 만에 최고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최고 법률사무소 파트너인데 겸업도 아니고, 때려치고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단역 배우로 하루하루 산다는 미림이란 인물을 마치 제옷 입은 듯 딱 맞게 소화해낸 것. 극중 어설픈 연기력(연기 잘하는 배우가 못하는 척 하기가 제일 힘든 법)으로 배꼽을 잡게 하더니, 10년 무대책 백수 효준을 쥐락펴락할 때는 '바보 온달을 키운 평강공주'가 따로 없다.
여기에 3일 방송은 그중에서도 압권. 두줄이 뜬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울면서 효준을 찾아와 울부짖는 모습은 한마디로 '웃픈(웃긴데 슬픈)' 상황 그 자체. 여기에 효준의 모친 선순의 눈을 피하기 위해 몰래 화장실에 갔다가 딱 걸리는 등 이어지는 배꼽잡는 설정을 남보라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내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이날 효준이 애도 낳고 결혼도 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 바. 이후 미림이 4남매 중 가장 철이 안들었고 이기적인 효준을 어떻게 조련해가면서 알콩달콩 결혼 생활을 이끌지가 후반부로 접어든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또다른 관람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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