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10년씩 거슬러 오르고, 남녀 주인공의 영혼도 맞바꾼다.
드라마 속 타임슬립 또는 바디체인지 설정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재미와 창의성, 이색적인 즐거움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주인공들의 시간적 흐름의 변화나 사건에 대한 복합성을 한층 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최근 화제작으로 우뚝 선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는 억울하게 죽임 당한 강지원(박민영)이 운명을 개척하는 타임슬립 드라마다. 절친 정수민(송하윤)과 남편 박민환(이이경)의 불륜을 목격한 후 살해당한 강지원은 10년 전으로 돌아가 복수를 계획한다.
화제성도 사로잡았다. 화제성 조사 플랫폼 펀덱스에 따르면 '내남결'의 화제성은 4주 연속 TV-OTT 종합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여자 주인공인 배우 박민영도 화제성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민영은 드라마 초반 비극적 죽음을 맞았으나 10년 전으로 회귀, 2회차 인생을 살게 된다. 과거로 인한 내면의 상처와 자신을 돕는 유지혁(나인우)과의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요소들이 섞여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회 5.2%에서 시작한 시청률 역시 점차 상승을 거듭해 10회 10.7%까지 도달했다.
바디 체인지 혹은 영혼 체인지 설정도 꾸준히 인기다.
5일 공개를 시작한 U+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브랜딩 인 성수동'은 '핫 플레이스'로 불리는 서울의 성수동을 배경으로 까칠한 마케팅 팀 팀장 강나언(김지은)과 인턴 소은호(로몬)가 영혼 체인지를 겪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지난 1일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브랜딩 인 성수동'의 주연 배우들은 '영혼 체인지'라는 독특한 설정에 반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 김지은은 "영혼 체인지 과정이 스릴있었다. 여러 장르를 한 작품 안에서 겪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로몬 역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180도 다른 두 캐릭터의 영혼이 바뀌는 소재가 흥미로웠다"면서 "한 작품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고 해보지 못한 연기라 도전하고픈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2024년 제작될 작품에서도 타임슬립과 바디체인지 설정을 만나볼 수 있다.
오는 4월 방송이 예정된 tvN의 '선재 업고 튀어'는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로 올라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물로,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이 원작이다. 변우석과 김혜윤, 송건의, 이승협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2024년 상반기 방영을 확정지은 JTBC의 새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역시 시간을 거스른다.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 복귀주(장기용)가 수상한 여자 도다해(천우희)를 구하는 판타지 로맨스다.
업계 관계자는 "타임슬립과 바디체인지 설정의 드라마가 일상적인 캐릭터에 손쉽게 입체감을 불어넣을 순 있지만, 현실성이 부족하고 일관성 없거나 불필요한 설정은 자칫하면 드라마의 몰입도를 해칠 수도 있기에 '양날의 검'과도 같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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