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잊지 못할 배려 감사합니다."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 구단과 선수단은 지난 4일 렌즈 아반도(26)로부터 뜻밖의 '귀국신고'를 받았다. 필리핀에서 1주일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아반도가 '별다방' 커피를 거하게 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딱히 좋은 일이 있던 것도 아니고 허리 골절상으로 재활 중인 김에 고국에서 쉬다가 온 것뿐인데, '커피턱' 귀국인사까지 할 줄은 아무도 예상못했다.
정관장 구단은 지난 달 24일 열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조별리그 경기를 위해 필리핀 원정에 갔다가 동행한 아반도를 두고 왔다. 한국에서 외롭게 투병 생활을 하느니, 고국에서 가족·지인들과 함께 편하게 회복하고 오라는 '특별휴가'였다.
지난 2일 귀국한 아반도가 4일 지정병원 검진을 받으러 외출했다가 각별한 귀국인사를 한 데에는 사연이 있었다. 정관장 측이 주선해 준 '깜짝 이벤트'에 감동했던 후일담이다.
아반도는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전혀 예상치 못한, 유명인사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필리핀 LCS그룹의 차빗 싱송 회장(83)이 아반도와 할머니, 여자친구를 초대해 만찬을 열고 아반도를 격려했다.
싱송 회장은 필리핀 정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거물'이라고 한다. LCS그룹은 부동산 개발, 광산, 운송, 방위산업, 유통,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한 재벌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소년가장' 선수로 살아온 아반도가 그런 유명인사의 특별 초대를 받았으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깜짝 이벤트'에는 '훈훈한' 배후세력이 있었다. 정관장의 구단주이자 모기업 KGC인삼공사를 이끄는 허철호 사장(57)이다. 허 사장은 회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해외기업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싱송 회장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아반도의 필리핀 휴가 보고를 받고 싱송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반도를 불러 격려 좀 해주시면 어떠냐'고 제안했고 싱송 회장도 흔쾌히 수락했다. 아반도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싱송 회장님이 나뿐 아니라 할머니, 여자친구까지 초대해주셨다. 바쁘신 분이 귀한 시간을 쪼개 함께 식사하며 가족처럼 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기간이었지만 행복의 연속이었다.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났을 때 내가 출전하지 못하는데도 많은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점, 할머니, 여자친구와 다시 만난 걸 다시 떠올려도 가슴 뭉클하다"고 했다.
최근 필리핀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에 대해 "지난 시즌 정관장에서 이룬 성과 때문"이라며 팀에 공을 돌린 아반도는 "필리핀에서 나를 알아봐 주는 팬들이 많아졌더라. 그게 신기했는지 내가 팬들과 포토타임을 할 때면 여자친구가 그 장면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다친 부위가 순조롭게 회복됐다는 진단을 받은 아반도는 이제 복귀 준비에 들어간다. 그동안 구단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아반도는 플레이 특성상 점프가 많기 때문에 재활 상태를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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