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정말 많이 좋아졌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장민재는 최근 불펜 투구를 실시한 좌완 투수 김기중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펼쳐지는 한화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장민재는 "최근 김기중이 불펜에서 던지는 것을 봤는데, 엄청 성장한 것 같더라"고 엄지를 세웠다.
김기중은 장민재를 비롯해 남지민 이태양과 함께 지난달 류현진이 차린 미니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2013년 미국 진출 이후 비시즌 기간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파트너 선수에게 훈련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장민재 이태양이 대표적 수혜자였는데, 올해는 어린 투수인 김기중 남지민에게도 기회가 돌아갔다. 장민재는 "작년에 남지민과 함께 운동을 했다. 올해는 (류)현진이형이 훈련 시작 전 '한 명 더 추천해달라'고 하더라. 현진이형 훈련에도 도움이 되려면 좌완이 낫지 않겠나 싶어 고민 끝에 (김)기중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기중과 남지민은 천금같은 기회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류현진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도 더해졌다. "기중이와 지민이가 모든 훈련을 현진이형과 똑같이 진행했다"고 말한 장민재는 "(류현진이) 몸을 푼 뒤에는 태양이랑 나는 쳐다보지도 않는데, 기중이랑 지민이는 항상 많이 가르쳐주더라"고 껄껄 웃었다. 그는 "현역 빅리거와 함께 훈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투구를 직접 배우면서 며칠 씩 함께 있는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라며 "두 선수가 현진이형에게 배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나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기중은 차세대 좌완으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첫해 15경기 53⅔이닝을 던져 2승4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던 그는 이듬해 5경기(12이닝 2패, 평균자책점 6.00) 출전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37경기 56⅓이닝에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4.63의 성적을 남겼다. 여전히 볼넷-삼진 비율 면에서 썩 좋지 않은 가운데, 제구 불안을 푸는 게 도약의 관건으로 여겨져 왔다. 2020년 2차 1라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남지민도 3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6.45로 부진했다. 김기중과 마찬가지로 제구 불안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투수다.
류현진은 빅리그의 컨트롤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토미존 수술을 마친 뒤 복귀한 지난 시즌. 직구 구속은 140㎞ 초중반대를 형성했으나, 폭포수 커브 등 뛰어난 변화구 컨트롤을 앞세워 재기에 성공했다. 이런 류현진과의 동행과 가르침은 제구 숙제를 안고 있는 두 젊은 투수에게 반등의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장민재는 "김기중과 남지민은 한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투수들 중 하나"라며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착실히 다져 나아간다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급 과외'를 받고 호주 캠프에 합류한 두 선수의 업그레이드된 실력에 한화는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다.
멜버른(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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