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나를 질타했으면 좋겠다."
'황금재능'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 '원팀' 정신을 발휘했다. 영원히 막내일 것만 같았던 이강인이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을 대표하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정조준했다. '역대급 스쿼드'를 앞세워 1960년 이후 맥이 끊긴 우승컵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한국의 도전은 4강에서 막을 내렸다. '복병' 요르단에 0대2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뒤 비난이 쏟아졌다. 이강인은 '클린스만호'를 대표해 입을 뗐다. 그는 "많은 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어느 한 선수를 질타하지 말고, 누군가 질타하고 싶다면 나를 질타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어느 선수를 질타하고 감독님을 질타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 건 팀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은 팀이다. 개인적으로 질타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만 18세의 나이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격했다. 그는 두 살 많은 형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상대를 압도하며 '황금재능'을 펼쳐보였다. 당시 한국은 준우승 신화를 달성했다. 이강인은 1골-4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MVP인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이강인은 현 A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제대로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실력으로 이겨냈다. 이강인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게임 체인저'로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뒤 팀의 핵심으로 뛰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 9월 부상 이탈했던 시기를 제외하곤 줄곧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6경기 모두 선발 출격, 무려 599분을 뛰었다.
대회를 마친 이강인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같이 싸워준 동료들도 그렇고,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도 항상 한 팀이 돼 도와줬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리고 지금도 믿어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한 선수, 감독님, 질타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축구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많이 발전해야 한다, 아직 부족하다,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되돌아 볼 것이다. 앞으로 정말 많은 점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첫 번째로 내가 바뀌기 위해 노력하겠다. 발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신 축구 팬들께 미안하고 죄송하다.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 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한 두가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 부분에서 발전해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영원히 막내일 것만 같았던 이강인이 훌쩍 큰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번 대회엔 2002년생 양현준(셀틱), 2004년생 김지수(브렌트포드) 등 어린 선수들이 즐비했다. 이강인은 대회 내내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강인은 그렇게 한 뺨 더 성장하고 있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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