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느덧 설 연휴기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여전히 KIA 타이거즈의 새 사령탑은 오리무중이다.
호주 캔버라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IA 선수단. 모두의 노력 속에 분위기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고, 감독 부재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부지런히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훈련도 두 턴 째까지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기술 훈련을 앞두고 있다.
호주 캠프 기간 새 감독이 정해질 가능성은 반반이다. KIA가 내외부 인사를 포괄적으로 검토한 후보군을 어느 정도 추리면서 윤곽을 좁히고 있는 과정. 속도를 낸다면 오는 20일 호주 캠프 종료 전까지는 새 사령탑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면접과 모기업 최종 결제 등 여러 절차, 주말을 낀 긴 연휴 기간 등을 고려해볼 때, 시간이 결코 많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준비 기간은 단 1달여다. 남은 훈련 기간과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채운다고 해도 오는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러야 한다. 아무리 야구에 정통한 외부 인사라 해도 내부에서 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에 1달여 만에 선수단 및 개인 특성을 파악하긴 어렵다. 내부 인사 승격도 '현장'과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진갑용 수석코치를 비롯한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감독 선임 여부를 떠나 KIA에 그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즌을 앞둔 상황. 그동안 KIA에서 선수들을 지도해왔고, 이번 캠프 준비 및 진행 과정을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개 새 감독이 소위 '사단'이라 불리는 익숙한 코칭스태프를 데리고 팀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만큼은 새 감독이 '단신 부임'할 가능성이 높다.
KIA 선수단은 틀이 명확하게 잡혀 있는 편. 주전 경쟁이 진행 중인 1루수 자리만 결정을 내리면 되는 수준이다. 리그 최강으로 여겨지는 타선은 손댈 곳이 없고, 마운드도 5선발 로테이션이 일찌감치 만들어진 가운데, 불펜 필승조-추격조 운영도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세부적인 특성이나 활용법을 고민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고, 이 과정에서 코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현재의 KIA다.
퓨처스(2군)팀과의 연계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함평 투수 아카데미, 데이터 활용 등 다방면에서 육성 방법을 찾고 있다. '윈나우'에 철저하게 맞춰진 올 시즌이지만, 피로누적과 부상 변수 등이 발생했을 때 퓨처스 육성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 준비 기간 한 달 남짓을 보내고 시즌에 합류하는 감독이 이를 실행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코치진 조언 뿐만 아니라 프런트와의 협력 관계도 돈독해야 한다.
결국 KIA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분들을 수용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녹일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경험 없는 초보 감독보다는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 감독들이 좀 더 하마평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KIA는 초보, 베테랑을 구분 짓지 않고 팀을 최대한 빠르게 안정시킴과 동시에 올 시즌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사령탑을 데려오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KIA 사령탑이 가진 무게는 결코 적지 않다. 전력 분포나 목표 모두 뚜렷하다. 지향점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제안을 받아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리일 수도 있다. 과연 KIA라는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
멜버른(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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