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기중이가 많이 달라졌다."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한화 이글스 선수단 안에서 곧잘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캠프 초반이지만 김기중이 보여주고 있는 투구는 제법 인상적이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빨랫줄 같은 공을 뿌리고 있다. 한화가 ABS(자동볼판정시스템)를 고려해 포수 자리 앞에 설치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제구력 문제로 불안한 투구를 보이던 지난해까지와는 다른 모습. 한화 최원호 감독은 4~5선발 경쟁에서 김기중을 후보 중 한 명으로 꼽고 있다.
김기중의 성장엔 류현진과의 동행이 큰 몫을 차지했다. 베테랑 장민재의 제안으로 남지민과 함께 지난 1월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든 뒤부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후문.
김기중은 류현진과의 비시즌 훈련 과정에 대해 "(장)민재 선배님이 '같이 할래?'라고 물었는데 0.1초도 고민하지 않고 '네'라고 했다. 너무 좋아서 집안에서 뛰어다녔다"며 "그때 집에 어머니도 있었는데 함께 너무 좋아해주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류현진 선배님에게 체인지업과 커브를 어떻게 던지는 지 물어봤다.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알려주신 대로 해보니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불펜 피칭 때도 많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류현진 선배님은 엄청 부지런하시더라. 알려주신 운동 중엔 아예 처음 해보는 운동도 많았다"며 "자세가 다르더라. 남들이 봤을 땐 비슷해 보여도 섬세한 부분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릴적 야구장에서 처음으로 사인 받은 게 류현진 선배님이었다. 사인 받는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내가 가장 마지막이었다. 간신히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선배님과 함께 훈련한다는 게 신기했고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류현진의 한화행 가능성에 대해선 "함께 뛴다면 더 영광스러울 것 같다. 더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거라 본다. 만약 우리 팀에 오신다면 더 많이 물어보고 배울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 후 3년 간 한화 1군 무대에서 김기중이 남긴 성적은 57경기 122이닝 3승9패, 평균자책점 4.80.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재목으로 평가 받았던 좌완 투수지만, 프로 무대에선 제구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지난 3시즌 간의 경험과 류현진과의 동행으로 얻은 변화, 이를 통해 얻어낸 반등 실마리는 올 시즌의 김기중에겐 큰 기대와 목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기중은 "아프지 않아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여름에 처지지 않으려면 지금 몸을 잘 만들어 유지해야 한다"며 "선발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증명하는 게 우선이다. 지금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활약을 다짐했다.
멜버른(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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