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감독 선임은 어쩌면 출발점이다.
KIA 타이거즈의 새 사령탑이 누가 될 지 연일 뜨거운 관심사다. 타이거즈 출신 레전드 뿐만 아니라 외부의 베테랑 감독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KIA는 '철통보안'을 유지한 채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종 후보군이 추려졌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이 후보에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사령탑 선임은 KIA가 올 시즌 떼야 할 물음표와 대면하는 시간과 직결된다.
전력 면에서 KIA는 정상권을 노려볼 수 있는 팀으로 꼽힌다. 확고한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윌 크로우, 토종 3인방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확고하다. 타선에도 박찬호 김도영 나성범 소크라테스 최형우 김선빈 최원준 김태군 등 쉽게 피해갈 수 없는 타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새 감독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문제는 1루수 선택이다. 1루 자리를 두고 변우혁 오선우가 경쟁 중이지만, 두 선수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다. 이번 캠프 경쟁을 통해 주전 1루수의 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캠프 출발 시점부터 이들을 지켜보지 못한 감독 입장에선 기존 코치들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연습경기-시범경기에서 1루 자리를 채우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불펜 구성 역시 관건.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임기영 장현식 전상현 최지민 이준영 김대유 곽도규 윤중현 등 불펜 자원의 교통 정리를 어떻게 할 지도 생각해야 한다. 쓰임새나 유형이 워낙 다양하지만,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없는 가운데 선임될 새 감독은 짧은 실전을 통해 모든 판단을 내려야 하는 처지다. 이밖에 타선 조합이나 백업 자원 활용 방안, 기존 코치진 활용 및 역할 배분 등 시즌을 풀어가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새 감독의 결정을 기다리는 숙제들이다.
당장 새 감독이 결정을 내리기 보다 코치진의 의견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워낙 짧은 기간 안에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캠프 기간까지 선수들을 이끌면서 선수 특성이나 활용법을 알고 있는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고 받아들이는 게 안정적으로 시즌을 출발하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새로운 구상을 펼쳐낼 수 있으나, 변화를 주기엔 시간이 워낙 부족하다는 점도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결정을 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결국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팀 장악력이나 리더십이 뛰어난 지도자가 현시점에서 KIA의 안정적인 시즌 출발을 이끌 만한 재목으로 꼽힌다. 시즌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직면할 시행착오, 내외부의 분위기 변화나 변수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도 새 감독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팀을 이끌어가는 감독에게 모두 요구되는 역량이기는 하지만, 시즌을 코앞에 둔, 그것도 우승권에 도전하는 KIA라는 팀의 무게감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감독만 모셔온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KIA의 현주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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