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저는 스위퍼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지난해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스위퍼였다.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다가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에릭 페디가 만든 열풍이었다. 150㎞가 넘는 직구와 같은 궤적을 그리다 급격히 휘는 스위퍼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춤을 췄다. 페디는 20승-200 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2023시즌 KBO리그 MVP 타이틀을 품은 뒤 한국을 떠났다.
페디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1). 국내 투수 최고 구속인 160㎞를 던진 그가 스위퍼까지 장착한다면 가히 '언터쳐블'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빠른 공 뿐만 아니라 제구력까지 갖춘 그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문동주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스위퍼엔 큰 관심이 없다. 내 팔 각도에서 스위퍼를 제대로 구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구속이 빠를 뿐, 평균 구속이 리그에서 제일 빠르진 않다. 변화구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나는 아직 모든 부분이 부족하다"며 "신인왕을 받았지만, 리그를 압도하는 성적은 아니었다. '직구가 가볍다', '변화구를 늘려야 한다' 등의 평가에도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장점이 뭔지를 잘 알고 그걸 살리려 노력한다면 단점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고교급 투수'로 평가 받으며 데뷔한 KBO리그. 첫 시즌 데뷔 때 한 이닝에 4실점을 하고 한 경기에 3개의 홈런을 맞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지난해엔 한화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신인왕을 거머쥐는 성과를 만들었다. 팀 선배인 포수 최재훈은 문동주를 향해 "단순히 10승 투수보다는 그 이상을 봤으면 좋겠다"는 애정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문동주는 "재훈 선배의 높은 평가에 굉장히 기뻤다"며 "'못한다'는 생각보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려 한다.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안주하지 않으려는 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치가 ?맛見 그것 또한 장점이 될 것이다. 많은 이닝, 타자를 상대하다 보면 나만의 노하우가 생길텐데 그게 내 장점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여러 경험을 했다. 작년 준비 시점엔 마음만 금했다면, 올해는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할 지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팀에는 항상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말이 따라 다닌다. 모두의 염원이다. 나도 그 모두에 포함된다"며 "우리는 할 수 있고, 그런 목표를 갖고 나아간다면 안될 것도 없다고 본다. 가을까지 던질 생각으로 몸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멜버른(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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