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다."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카타르아시안컵을 마친 뒤 내뱉은 '충격발언'이다. 1992년생 손흥민은 2010년부터 A대표팀을 지키고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에서 시작해 지금은 '심장'으로 뛰고 있다. 손흥민 없는 A대표팀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손흥민의 발언은 팬들에게 더욱 놀랍게 다가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크게 '세 부류'가 공존하고 있다. 손흥민 등 '199년생'을 중심으로 한 베테랑 라인, 김민재 등 '1996년생'이 주축이 된 허리 라인, 이강인 등 새 얼굴이 두루섞인 '뉴 제너레이션'이다. 물론 지금 당장 현재의 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손흥민도 "감독님이 나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수 있고,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그의 말을 통해 손흥민의 존재가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현실로 느끼게 됐다. 언제가될진 모르지만, 한국 축구는 손흥민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뉴 에이스' 이강인의 등장이다. 이강인은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핵심으로 활약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 등 굵직한 장면마다 이강인의 존재가 있었다. 특히 이강인은 카타르월드컵을 기점으로 A대표팀에서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월드컵 때는 '게임 체인저', 아시안컵 때는 에이스로 뛰었다. 그는 이번 대회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3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막내형 리더십'도 발휘했다. 그는 2002년생 양현준(셀틱), 2004년생 김지수(브렌트포드) 등 동생들을 알뜰살뜰 챙겼다.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설영우(울산) 등도 폭넓게 끌어안았다. 무엇보다 이강인은 경기 뒤 비판이 쏟아지자 "많은 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어느 한 선수를 질타하지 말고, 누군가 질타하고 싶다면 나를 질타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어느 선수를 질타하고 감독님을 질타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 건 팀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은 팀이다. 개인적으로 질타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팀을 대표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선 자신부터 성장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어떻게 하면 한국이 축구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많이 발전해야 한다. 내가 첫 번째로 더 많은 부분에서 발전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과 아이들, 이른바 '뉴 제너레이션'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빠르게, 바른 길로 성장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미래를 키운다며 어린 선수들을 최종 명단에 넣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기회는 없었다. 대회를 마친 선수들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단 1초도 뛰지 못한 '막내' 김지수는 "나라를 대표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지금 내가 많은 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것은 내가 부족해서다. 앞으로 더 많이 성장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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