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태진아가 치매를 앓는 아내 옥경이를 눈물로 목놓아 불렀다.
12일 방송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태진아와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 옥경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5년째 치매 투병을 직접 병간호 중이라는 태진아에 강수지는 "가수 후배들이 '옥경이 언니'라 불렀다. 후배들이 집에도 자주 놀러 갔는데 옥경이 언니는 멋진 리더십 있는 언니였다. 어릴 때 태진아 선배님 집에 간 기억이 있다"라 회상했다.
24시간 태진아는 아내를 병간호 중이라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다고. 태진아는 그간 방송에서 여러번 "100번 다시 태어나도 옥경이랑 결혼할 거다" "옥경이는 제 인생의 99%다"라 말한 바 있다.
태진아 아내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소식. 태진아는 "5년 전에 똑같은 걸 자꾸 물어보더라. 집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면 '어디 갔다 왔어요?' 묻더라. 좀 있다가 또 '어디 갔다 왔어요?' 하는데 느낌이.. 병원에 예약해서 갔더니 치매 초기라 하더라"라 했다. 이어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했었다. 근데 의사 선생님도 나보고 받아들이라고 하더라"라 씁쓸하게 말했다.
태진아는 인터뷰를 하다 "약 먹을 시간이다"라며 약을 꺼내들었다. 옥경이는 현재 치매로 인해 감정기복이 어려웠고 약을 먹으면서도 눈물을 보였다. 태진아는 "기분이 좋으면 게임을 하고 안좋으면 이것도 그냥 덮어놓는다"라며 아내의 기분을 살폈다. 태진아는 "나는 옥경이 옆을 벗어나지 못한다. 다른 환자하고 틀리게 치매 환자는 본인이 꽂힌 사람, 그 사람만 생각하는 거다"라 했다.
태진아는 "지난 5년 동안 아내를 병간호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마음이 없으면 간병을 못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간병할 수가 없다"라며 "내가 가장 힘들 때 바닥에 있을 때 아내가 나를 선택해줬다. 나는 아내에게 잘해줘야할 의무가 있다. 아내는 나에게 받을 권리가 있다. 어렵고 힘들었던 미국 생활 때 만나 평생을 약속해준 아내 옥경이. 고단했던 순간에도 함께 해준 동반자였다.
태진아의 카페에는 옥경이 사진이 가득한 전용 좌석이 있었다. 태진아는 "옥경이 지정석에 원래는 사진이 정말 많았다"라 설명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 태진아는 "1981년도 8~9월에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아내가 친구들하고 들어오더라. 보는데 여러명이 들어왔는데 유독 이 사람 얼굴에 내 눈에 탁 들어왔다. 처음 본 순간 이 사람 얼굴 뒤에 광채가 나오는 느낌? '저 사람이 내 여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나보고 '베트남 갱스터처럼 생겼다'라 했다"라 했다.
운명적으로 만난 두 사람, 태진아는 "매일 이 사람 찾아가서 만나달라고 하면 2분도 안 돼서 쫓겨났다. 한국에서 우리 엄마가 돌아가셔서 임종도 못지켰다. 한국에 갈 수가 없었다. 동생이 엄마 장례 치르는 사진을 다 찍어서 저한테 보내줬다. 그 사진을 보고 무지하게 울었다. 아내한테 사진을 보여주면서 안만나도 좋으니까 사진이라도 봐달라고 하면서 울었다. '내가 만나줄테니까 울지 마요'라 하더라. 돌아가신 어머니가 이 사람하고 나하고 짝지어주신 거다"라 밝혔다.
태진아는 "당시 전재산이 한국돈으로 15만 원 있었다. 아내가 자기 집에 살자더라. 뉴욕의 작은 단칸방이었다. 커튼을 철삿줄에 달아서 잘 때는 막아놓고 한쪽에는 장모님 주무시고 아내하고 나하고 잤다. 그게 신혼 생활이었다. 그 다음 해에 아들이 태어났다"라며 첫 시작에 대해 전했다.
태진아는 "제가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뉴욕 교포 자격으로 88올림픽 성화 봉송을 했다. 전국 노래자랑 심사하기는 분이 작곡가 임종수 선생님이셨는데 제 목소리가 특이하다며 재능이 있다 하셨다. 그러다 노래를 받아 듣는데 '옥경이'가 딱 떠올랐다. 그래서 노래 '옥경이'가 탄생한 거다"라 회상했다.
태진아는 '옥경이'로 대히트를 친 뒤 1989년 올해의 가수로 선정됐다. 그는 "그때 진짜 대단했다. '옥경이'로 TV를 원없이 출연했다. 아내는 미국에 있고 난 한국에 있었다. 아내가 나한테 처음 선물 준 게 노란 선수건이었다. 그래서 그 걸로 '노란 손수건'이 탄생했다"라고도 했다.
그는 "치매 초기에는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화를 내고 했는데 지금은 숙달이 됐다. 하루종일 내가 옆에서 손을 잡아줘야 한다. 잘 때도 손을 잡고 있다. 본인도 손을 나한테 내미니까. 아내가 나를 천천히 잊어줬으면 좋겠다"라고 해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태진아는 의사와 진료에서 아내 옥경이가 밤에 눈물을 흘린다고 전했다. 의사는 "초기 단계를 넘어서서 중기 단계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멈추게 할 수 있는 약이 없다. 아직까지는. 보호자의 노력이 약만큼 효과가 있다. 기억력 같은 인지 장애는 좋아지지 않지만 불안 초조 우울감은 안정될 수 있다"라는 진단을 내렸다.
진료를 받은 후 태진아의 집.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편지에 태진아는 "아들이 엄마가 집에 들어오면 여기가 집이라는 걸 자꾸 까먹으니까 '엄마는 절대 무서워하거나 슬프거나 외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편지를 썼다"라 설명했다. 엄마 옥경이의 상태가 심각했을 당시 아들 이루의 배려였다. 집안 곳곳에는 아내 옥경이의 추억의 흔적들이 자리했다.
아내 옥경이는 치매에 호흡기 합병증까지 앓고 있었다. 태진아는 익숙하게 옥경이의 뒷처리를 했다.
50주년 기념 디너쇼 당일. 태진아는 아내 옥경이를 살뜰히 챙겨 공연장으로 향했다. 태진아는 "옥경이와 함께 '옥경이'를 불러보고 싶었다. 근데 밴드가 있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처음이라 혹시 당황하지 않을까 싶다.그날 컨디션이 중요하다"라며 걱정했다.
리허설 중 '옥경이' 듀엣무대까지 잘 해냈지만 옥경이는 이내 컨디션이 급격히 안좋아져 숨을 급하게 내쉬었다. 앞에서 울면 상태가 더 나빠질 것 같아서"라 한탄했다. 태진아는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노래를 바쳤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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