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잘 모르겠는데? 전준우는 알려나?"
스프링캠프 출국길에 '봄데 징크스'의 원인을 묻자 김태형 롯데 감독의 재치있는 답변이다.
롯데는 매년 봄 기세를 올리다가 여름 들어 주저앉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벚꽃야구', '봄데'라는 말은 그래서 붙었다.
둘뿐인 '원년팀' 삼성이나 왕조 시절 SK(SSG의 전신)가 뒷심을 뽐내며 '여름성', '가을SK'라고 불렸던 것과 대조되는 굴욕적인 별명이다. '내려갈 때가 되면 내려간다'는 말까지 듣곤 했다.
2001년 데뷔한 이대호는 해외 경험을 제외하면 롯데에서만 17시즌을 뛰고 2022년 은퇴했다. 2008년 데뷔한 '캡틴' 전준우는 올해로 KBO리그 16번째 시즌(군복무 기간 제외)을 맞이한다. 자타공인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다.
팀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고, 롯데의 구석구석에 모르는 바 없는 이들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문제다. 최근 이대호는 자신의 유튜브에 출연한 전준우에게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전준우는 고민 끝에 "이동거리가 길다"는 답을 내놓았지만, 이대호는 NC와 KIA를 예로 들며 반박했다.
전준우는 결국 "전 정말 모르겠다. 선수들은 진짜 좋은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대호는 "그래도 요즘은 좀 낫다. 전에는 시범경기 때까지만 잘했는데…(작년엔 5월까지 잘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봄데'의 유래는 시범경기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만 무려 11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21세기에만도 5번(2005 2009 2010 2011 2022)이나 된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은 단 한번도 없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2번 뿐이다. 그나마 지난해 LG가 29년만에 우승 팡파레를 올리면서 롯데는 KBO 10개 구단 중 가장 우승한지 오래된 팀(1992년 이후 32년, 키움 제외)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결국은 두터운 팀 전력, 그리고 사령탑의 효과적인 선수단 운영이 필요하다. 지난해 롯데는 역대 최고의 시즌 스타트를 보여줬다. 4월까지 전체 1위를 달렸고, 5월에도 LG-SSG와 톱3를 형성했다. 하지만 그동안 투타에 쌓인 무리가 한순간에 터지면서 6월부터 급격히 주저앉았다.
올시즌에도 시작은 우려로 가득하다. FA로 떠난 안치홍(한화)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고, 한동희는 오는 6월 입대가 예정돼있다. 신예들의 성장과 베테랑들의 경험, 투혼으로 전력 공백을 메워야한다.
한국시리즈 우승 3회, 7년 연속 진출에 빛나는 '명장' 김태형 감독은 올시즌 가을야구, 그리고 3년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바로 시즌 운영에 대한 노하우다.
김태형 감독에게도 롯데는 도전이다. 2015년 첫 감독 지휘봉을 잡은 이래 두산만 8년간 지휘했다. 롯데는 그가 처음으로 옮긴 보금자리다. 부산팬들은 올해 7년만의 가을야구를 선물받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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