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최민식이 'BBC 선정 세계 가장 위대한 영화 30위'에 오른 '올드보이'가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14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연출 이기연, 작가 이언주)'에는 '인생은 고고싱' 특집에 배우 최민식이 출연했다. 무려 12년만의 예능 출연.
지난해 열린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유재석이 최민식에게 "민식이 형 사랑해요"라며 팬심을 드러낸 인연 이후 반가운 만남.
최민식은 소속사 없이 활동하는 근황을 전하며 "직접 운전하고 출연료 협상도 직접한다"며 "차 막힐까봐 오늘도 한시간 일찍 오고, 촬영현장은 하루 전날 미리 내려가 있는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그러면서 "'유퀴즈' 출연료도 직접 네고 했는데 정해진 개런티가 있다고 하더라. '유퀴즈'가 많이 짜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최민식은 대표작 영화 '올드보이', '범죄와의 전쟁', '악마를 보았다', '명량' 등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올드보이' 촬영 비하인드를 밝히며 박찬욱 감독도 최민식을 위해 인터뷰에 나섰다.
최민식은 "벌써 20년 넘은 작품이다. 처음 '올드보이'는 지금 '독전' 제작한 임승용 대표가 프로듀서일 때 일본 만화책을 주더라. 두번 읽었는데 재미 없어서 치웠다. 그런데 박찬욱 감독에게도 준거다. 박찬욱 감독과 셋이 만나 '한 사람 인생을 15년 동안 통제한다'는 주제 여기에 꽂혔다. 그 소재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버리자고 의견을 봤다. 박찬욱 감독이 한달 정도 시간 주면 줄거리를 각색해 오겠다고 하더라. 한달 뒤에 다시 중국집에 모였는데 기가 막힌거다. 그런데 엔딩이 파격적인데 한국에서 이런 작품을 할수 있나 싶었다. 나부터도 검열을 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이 햄릿과 오이디푸스를 언급하며 명쾌한 해답을 줬다는 것. 최민식은 "엔딩이 오대수의 성적 취향이 아니지 않나. 복수의 피해자이지 않나. 그래서 고고싱 했다"며 "제작과정에서 스포일러 때문에 마지막 결말을 보여주면 안되기에 투자에 어려움이 많았다. 투자자들에게 대본을 줘야 투자할지 말지 결정하기 때문에 엔딩 공개가 더 어려웠다. 그래서 총알(돈)이 없어서 영화가 중단될 뻔한 순간이 많았다"고 몰랐던 비하인드를 전했다.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스스로 단죄하는 의미로 가위로 자신의 혀를 자르는 신에서 나오는 가위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가 박찬욱 감독의 질타를 받은 뒷얘기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이 "은가위를 만들어야 하는데 제작비가 부족해서 몇백만원을 제 사비로 해서 만들었다"며 "만약 흔한 가위로 찍었다면 후회했을 뻔 했다"고 최민식의 아이디어를 높이 샀다.
최민식은 "지금 생각해보면 꿈꾼 것 같기도 하고 다시 한번 그런 영화 현장이 있을까 싶을 정도"라며 "몸은 참 힘들었는데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미쳐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미장센으로 큰 호평을 받았던 오대수 장도리신은 무려 17번의 테이크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고. 최민식은 "무술감독도 다 좋다는데 박찬욱이 오케이를 안하는거다. 이틀동안 17번을 찍고서야 오케이를 받았다. 5kg이 빠졌다. 박찬욱은 내가 서있을 힘도 없는 탈진한 모습으로 액션신을 소화하는 모습을 찍고 싶어 17번을 기다렸다"고 뒤늦은 깨달음을 밝혔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저는 거짓말은 안했다. 17번 찍을거라는 것만 말을 안했을 뿐"이라며 "20대도 힘든 일을 그 노인을 시켜가지고 미안하다"고 웃었다.
'올드보이' 개봉 직후 국내 언론은 파격 엔딩에 '막나가는 한국영화'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지나치다' 등의 평가를 내렸지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최민식은 영화 '쉬리' 촬영 당시 유재석이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촬영 현장을 온 기억을 떠올리며 "예비군복 입고 왔다"며 "내가 조용히 하라니까 아무말도 못하고 서있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웃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은 명연기의 기본에 대해서 "대본을 많이 봐야한다. 그게 가장 기본이다. 대본 안에 다 있으니까"라며 "대본을 쓴 감독하고 책하고 수도 없이 만나서 얘기하고 술마시고 그 의중을 캐내려 애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민식은 "가장 감사한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밥벌어 먹고 살고 있구나 생각할때 이게 가장 감사하다"며 "고생스러운 촬영 현장에 누가 등떠밀어서 나온 사람 없는데 개미떼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게 너무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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