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체급이 달라졌다. 우리가 알던 전북 현대의 모습이었다.
올 시즌 반등을 노리는 전북이 첫 발을 산뜻하게 뗐다. 전북은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에르난데스와 안현범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 승리를 거뒀다. K리그 개막에 앞서, ACL을 통해 올 시즌 첫 공식전에 나선 전북은 까다로운 포항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 역시 "우리가 지난 시즌 이긴 적이 없는 포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데 의미가 있다. 오늘 승리는 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웃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이었다. 전북은 과감한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으로 포항을 두드렸다. 지난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템포가 빨라졌다. 전반은 포항이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전북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후반 들어 포항이 변화를 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는데, 여기서 전북의 힘이 나타났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빠른 선수 교체를 통해 흐름에 변화를 줬다. 들어간 선수들의 면면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다. 맹성웅 김태환 한교원 정우재 정태욱 등 정상급 자원이 차례로 들어가며, 포항의 기세를 잠재웠다. 사실상 체급으로 눌러 버리는, 전북 특유의 장점이 살아난 것이다.
물론 아쉬운 성적을 거둔, 지난 두 시즌 역시 전북의 전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가득했던 과거 최강희 감독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밸런스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몇몇 포지션의 경우 포화일 정도로 좋은 선수가 많았지만, 다른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결국 빈틈이 생기고, 상대가 공략할 곳이 생기다보니 무너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2024시즌은 다르다. 전 포지션에 걸쳐 물샐 틈 없는 전력을 구축했다. 특히 전북식 '닥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윙어의 경우에는, 트리플 스쿼드가 가능할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 늘어났다. 포항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새 외인 비니시우스는 출전조차 하지 못할 정도다. 약점으로 지적된 10번 자리(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도 송민규의 성장으로 메워지는 모습이고, 정상급 플레이메이커 이영재의 가세로 전방까지 가는 패스의 질도 좋아졌다. 새롭게 가세한 티아고, 에르난데스, 이영재 김태환 등이 빠르게 자리잡자, 기존의 선수들이 벤치를 두텁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물론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특히 '전북다움'이 살아났다는 점이 의미 있어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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