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어딘가 허전한 느낌이지만, 목표를 낮춰 잡을 수는 없다.
LA 에인절스가 7년 만에 '투타 겸업의 전설' 오타니 쇼헤이가 없는 스프링트레이닝을 15일(이하 한국시각) 시작했다. 론 워싱턴 신임 감독(72)도 올시즌 각오를 다부지게 밝히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에인절스가 오타니 없는 스프링트레이닝을 개최한 것은 그가 입단하기 전인 2017년이 마지막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하고 이적했다. 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보내는 동안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AL) MVP를 차지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모두 만장일치로 영광을 안았다. 역대 최고의 야구 선수라는 칭호를 받은 오타니는 사라졌으나, 에인절스는 캠프를 힘차게 열어 젖혔다.
워싱턴 감독은 투-포수 캠프 등록일인 이날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스타디움에서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워싱턴 감독은 "설렌다. 우리는 이곳에서 매우 특별한 일을 할 기회를 맞았기 때문에 난 포스트시즌 진출 이외의 어딘가로 가는 걸 결코 원치 않는다"며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정해 놓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뿐"이라고 밝혔다. 가을야구를 올시즌 목표로 천명한 것이다.
워싱턴 감독이 메이저리그 지휘봉을 잡은 것은 10년 만이다. 그는 2007~2014년까지 8년간 텍사스 레인저스 사령탑을 역임했다. 3차례 포스트시즌 진출했고, 2010~2011년 2년 연속 AL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니까 텍사스에서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두 차례 일궜다는 얘기다.
감독 통산 664승611패(0.521)를 마크했다. 워싱턴 감독 재임 시절의 텍사스는 나름 전성기였다. 애드리언 벨트레, 조시 해밀턴, 넬슨 크루즈, 마이클 영, 이안 킨슬러가 타선을 이끌었고, CJ 윌슨, 콜비 루이스, 데릭 홀랜드 등 에이스급 선발투수들도 즐비했다.
에인절스는 워싱턴 감독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정리되지 않은' 팀이다. 오타니가 빠져나가면서 시즌 전략과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그 중심에 마이크 트라웃이 다시 등장하게 됐다.
트라웃은 2019년 3번째 MVP에 오른 이후 매년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정규시즌 '출석률'이 48.8%에 불과했다. 작년에는 한창 잘 나가던 7월 초 왼손 유구골 골절상을 입어 한 달여를 고생한 뒤 8월 23일 복귀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부상이 재발해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에인절스는 트라웃이 부활하지 않고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기 어렵다.
건강할 때의 트라웃은 여전히 최고의 타자다. 그는 2022년 119경기에서 40홈런, 80타점, OPS 0.999, 작년에는 82경기에서 18홈런, 44타점, OPS 0.858을 마크했다.
워싱턴 감독은 "마이크 트라웃이 마이크 트라웃다웠으면 좋겠다(I want Mike Trout to be Mike Trout). 그가 팀을 이끌고, 나머지 선수들이 잘 성장해주길 바란다"며 "내가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는 진정으로 열정을 갖고 임하고, 서로를 돕고, 조직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팀의 일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 그게 내가 강조하는 바"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타니가 빠진 투타 공백은 사실 메우기 힘들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에인절스에 잔류했더라도 올해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에인절스는 패트릭 산도발, 리드 디트머스, 체이스 실세스, 타일러 앤더슨, 그리핀 캐닝이 5인 로테이션을 이룬다. 마무리는 지난해 31세이브를 거둔 카를로스 에스테베스다.
작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8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놀란 샤누엘이 팀의 새로운 1루수로 나선다. 워싱턴 감독은 "현재로서는 그가 우리 팀 1루수다. 그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그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고 칭찬했다.
에인절스는 이번 오프시즌서도 큰 전력 보강을 하지는 못했다. 애런 힉스, 미구엘 사노, 헌터 도지어 등 베테랑 타자들을 데려왔을 뿐이다. 도지어는 지난해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17번을 달고 뛰었다. 오타니가 남긴 번호다. 도지어는 이에 대해 "난 로열스에서 6년 동안 17번을 달았다"며 별다른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뭐래도 트라웃이 살아나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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