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 선수들 잘했다.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지만, 승점 1점이라도 땄으니 다행이다."
사령탑의 표정은 밝고, 목소리는 원기왕성했다. 패배의 아쉬움보단 제자들을 향한 대견함으로 가득했다.
우리카드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5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2세트까지 연속으로 따냈지만,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승승패패패'로 무너졌다.
소속팀과 국가대표를 거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대항항공과 달리 젊은 선수단의 경험부족도 역력히 드러났다. 잇세이의 분투 속 5세트를 대등하게 이끌어갔지만, 결국 범실로 경기를 내줬다.
이날 패배로 우리카드는 19승10패, 승점 56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승점 58점)과는 2점 차이. 하지만 1경기를 덜 치른 만큼, 오는 22일 KB손해보험전 3대0, 3대1 승리시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2년차 세터 한태준(19)은 경기 초반 중앙 공격을 적극 활용하며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자 고민이 많아졌고, 5세트 막판에는 결정적인 세트 범실까지 범했다.
경기 후 만난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아쉬움과는 별개로 전반적인 경기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수 시절 명세터였던 신영철 감독은 "리시브가 안되면 (경험적은 세터는)수가 짧아진다. 캐치가 나쁘면 나쁜대로 올려주고 공격수에게 맡기면 되는데, 아직 그게 잘 안됐다. 자꾸 부정적인 생각을 하니 플레이가 잘 안됐다"고 했다.
이어 5세트 막판까지 불꽃같은 활약을 펼치며 26득점을 올린 잇세이에 대해서는 "아주 잘했다. 오늘 이겼다면 MVP를 주고 싶다"며 웃었다.
경기 초반 한성정을 중심으로 인상적인 블로킹이 잇따라 나온 이유로는 "임동혁의 코스 예상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결국 세터의 구질을 보고 타이밍을 잡는데, 그게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내내 선두를 다퉈온 두 팀이다. '미리보는 챔피언결정전'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정상결전이었다.
"역시 대한항공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린 쉽게 갈 수 있는 공, 2단 연결을 많이 놓친 반면 대한항공은 볼 처리 능력이나 경기 운영이 훨씬 좋았다. 아웃사이드히터로서 전광인이나 곽승석은 워낙 잘하는 선수 아닌가. 김지한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오늘도 눈에 보이지 않는 범실이 많았다. 공 하나라도 더 보완해야한다."
우리카드는 부상으로 빠진 마테이를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을 추진중이다. 신영철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유무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믿고 줄 수 있고, 또 블로킹 높이가 다르니까. 우린 상대 세터의 공끝이 떨어져야 잡을 수 있지 않나. 그거 하나하나가 운영이고 리스크"라며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웠다"고 거듭 칭찬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카드는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와는 선수 구성이 완전히 다른 팀"이라며 "올시즌 중반까진 마테이가 잘했고, 마테이가 빠진 뒤론 또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며 감탄했다.
신영철 감독은 이에 대해 "감독은 언제나 그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며 웃은 뒤 "다양한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선수 손모양부터 타이밍, 수비 위치까지, 멤버야 어떻든 이기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강조했다.
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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