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로서 김하성을 '리스펙'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완전체의 스프링캠프 훈련이 시작된 17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 이날 현장은 두 스타 플레이어의 포지션 교체로 떠들썩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스프링캠프 개막에 맞춰 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와 2루수 김하성의 수비 포지션을 맞바꾼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11년 총액 2억8000만달러(약 3740억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보가츠를 FA로 영입했다. 유격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큰 돈을 쓴 것.
하지만 쉴트 감독은 새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엄청난 결단을 내렸다. 전국구 스타 플레이어의 유격수 수비보다, 골드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김하성의 수비를 더 인정한 것이다. 쉴트 감독은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2년 전 유격수로 뛸 때도 톱3 안에 들었던 선수다. 팀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라며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김하성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반대로 보가츠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됐다.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포지션을, 한국에서 온 후배 선수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자체가 우울한 일이다. 결국 수비 실력이 부족하니, 더 쉬운 자리로 가라고 해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보가츠에게는 너무 슬픈 일이다.
인터뷰에 나선 보가츠는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보가츠는 "솔직히 나는 아직 유격수 자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수비수로서 김하성을 존경한다. 이번 결정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보가츠는 "오늘 클럽하우스에 도착한 후 쉴트 감독님과 오랜 대화를 나눴다. 결정을 내리는 건 15초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내 수비를 진정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진짜 바라는 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내가 2루로 가도 상관 없다"고 밝혔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보가츠를 향해 쉴트 감독은 "그를 향한 나의 존경심은 대단히 커졌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하성도 "보가츠 선수가 양보 아닌 양보를 해줬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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