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주일에 3번 정도, 한번 올때마다 4~7시간 정도 가르칩니다. 내년 겨울에도 또 해야죠."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국가대표 우익수. 1년만에 상전벽해로 달라진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21)의 존재감이다.
지난 가을부터 가장 바쁜 선수 중 한명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항저우를 다녀왔다. 금메달의 감격을 되새길 새도 없이 시즌을 마친 뒤엔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도 선발돼 도쿄를 다녀왔다. 아쉽지만 뿌듯했던 준우승이었다.
병역법상 국제대회 성적(올림픽 메달 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으로 예술·체육요원 특례를 받는 운동선수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해당종목에 34개월 이상 몸담아야한다. 이 기간 동안 총 544시간의 봉사활동도 이행해야한다.
윤동희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전 모교인 성남 대원중학교에서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대원중은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 야구를 가르쳤던 박권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중학교이긴 하지만 웨이트부터 야구 훈련까지, 제법 충실하게 갖춰진 훈련시설도 도움이 된다.
윤동희의 프로필상 키는 1m87. 지금은 이보다 1㎝가량 더 크다. 꾸준히 크고 있다. 그는 "확 크지 않고 꾸준히 자랐어요. 초등학교 졸업할 때 1m58이었는데, 중학교 때 10cm 정도, 고등학교 때는 매년 3~4㎝씩 컸죠"라고 돌아봤다.
타격과 수비 뿐 아니라 웨이트 등 기초훈련까지, 후배들에게 조언할 땐 다른 사람처럼 진지했다. 하지만 이내 웃고 떠드는 모습은 영락없는 스무살 동네형이다.
후배 중 한명과 댄스 챌린지 릴스(짧은 영상)도 찍었다. 외야 수비를 가르칠 때 '공 잡을 때 잔발 처리하거나 멈추면 1점, 못 잡으면 1점, 송구가 빗나가면 1점' 하는 식으로 벌점을 매겼다. 벌칙으로는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 영상을 찍기로 했는데, 꼴찌한 후배가 윤동희와 함께 추길 원했다. 벌칙 아닌 포상이 됐다.
윤동희는 "학창시절에 선배들이 '춤 한번 춰봐' 하는게 너무 부끄러웠거든요. 그거 하기 싫어서 더 야구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후배들 때문에 하게 될 줄이야…"라며 멋적어했다. 폰 하나로 즉석에서 편집까지 하는 후배의 손길도 신기했다며 '세대 차이'를 절감했다.
"조금 철없어 보이면 어때요? 그럴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은 즐겁게 해야돼요. 생각해보면 전 잘하려는 생각이 너무 강하고,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라 너무 진지하고 어둡게 야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야구 잘하는 선배들은 다들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야구는 매일매일 경기를 하니까요."
야구적으로 눈에 띄는 후배가 있었을까. 윤동희는 "이준우라는 내야수가 있어요. 가진 재능이 참 좋고, 기복이 없는 선수입니다"라고 칭찬했다. 5년, 10년 뒤를 기대해보자.
대표팀 일정으로 바쁘다보니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새롭게 선임된 코치진과 자주 만나진 못했다. 그래도 윤동희는 김주찬 타격코치에게 공수에서 보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윤동희는 올시즌 높은공 공략과 장타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배들을 가르치면서도 스스로의 타격폼을 재차 점검하던 그다. 그는 "높은쪽 스트라이크존을 집중 공략당하면서 성적이 떨어졌어요. 아직 그 공을 올려쳐서 홈런을 칠 힘도 없고…"라고 설명했다.
"김주찬 코치님께서 '오른손목을 덮는다는 느낌으로 공 위를 쳐봐'라고 조언을 주셨는데, 한결 높은 공을 편하게 칠 수 있더라고요. 평소와는 느낌도 좀 다르고. 그 감각을 익히려고 노력중입니다."
몸쪽 높은공을 잡아채듯 강하게 때리는 시그니처 스윙도 있다. 래리 서튼 전 감독이 '메이저리그 스타일'이라며 찬사를 보낸 스윙이다. 스스로도 몰랐던 습관을 박흥식 당시 롯데 수석코치(현 두산 수석)의 조언에 따라 자기 무기로 만들었던 윤동희다.
김주찬 코치의 조언을 통해 또하나의 무기를 만들 수 있을까. 윤동희는 올시즌에도 주전 우익수가 유력하다.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와 함께 롯데 외야를 책임질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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