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킹' 레오가 2시즌 연속 봄배구를 하지 못했다. 올해는 다를까.
OK금융그룹은 18일 도드람 V리그 KB손해보험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이겼다. 승점 47점으로 한국전력(44점)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가빈과 함께 삼성화재 왕조의 중심이었던 레오다. 여전히 기량은 V리그 외인 중 최고로 꼽히는 레오지만,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은 뒤론 2년 연속 좌절만 맛봤다.
올해는 다르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과 함께 한 올해, OK금융그룹은 봄배구를 겨냥하고 있다.
5라운드는 이날 승리까지 2승3패. 하지만 3패중 2패가 풀세트 접전이라 승점 2점을 추가했다. 그렇게 쌓아올린 승점 덕분에 3위로 올라섰다.
올해로 V리그 6시즌째. "한국 배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장담하는 레오의 각오는 한층 남다르다. 그는 경기전 선수단 미팅에서 직접 목소리를 냈다.
"이제 잔여경기는 정규시즌이 아니라 플레이오프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에겐 3년만에 찾아온 좋은 기회다."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의 경기, OK금융그룹 레오가 공격을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장충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1.10/
레오는 "OK금융그룹에서 3년째 뛰고 있는데, 지난 2년간 봄배구를 못했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우리 팀원들과 이제 포스트시즌에 도전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갈 때"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일본배구 명장' 오기노 감독은 고른 볼분배와 빠른 배구를 추구했다. 레오는 조금 느리더라도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뒷받침받으며 '해결사'로 활약하는 V리그의 스타일에 익숙하다. "한경기 50점을 올리는게 내가 가장 잘하는 배구"라고 말할 정도다.
오기노 감독은 레오의 점유율을 낮추고자 했다. 팀 전체가 레오에게 의존하는 흐름도 바꿨다.
선수단 전체에 강서브를 자제시키고, 디그&블로킹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추구했다. 까다로운 서브를 넣기보단 서브 범실을 줄이는데 집중한다. 특히 스파이크서브의 경우 OK금융그룹에선 레오와 바야르사이한, 단 2명 뿐이다.
레오의 서브 위력이 예년보다 못한 이유다, 상대팀은 레오에게만 집중하고, 더 분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오의 서브 효율은 136세트에서 서브에이스 127개, 세트당 평균 0.934개(전체 1위)였다. 2위 링컨(66개, 0.584개)을 압도하는 엄청난 수치다. 110세트를 소화한 올해는 단 44개 뿐이다. 세트당 0.4개, 작년의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반면 범실은 오히려 작년(세트당 0.814개)보다 올해(0.909개) 더 늘어났다. 더 강하게, 더 까다롭게 때리려다 벌어진 일이다.
다만 레오는 "기록상 차이가 많이 나지만, 압박이나 부담을 느껴서는 아니다. 다만 안정된 서브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중요한 건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오늘보단 플레이오프, 파이널에서 잘 넣는게 중요하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있게 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감독은 지난 3라운드 당시에 대해 "내 배구가 잘못된 게 아닐까?"라며 좌절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6전전패를 경험했다. 4라운드부터 레오의 점유율을 늘리면서 6전전승으로 대반전을 이뤘다.
레오는 "난 팀이 승리하기 위한 방법이 뭔지 고민할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내가 최대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식은 아무래도 좋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기노 감독님은 자신만의 배구관을 갖고 한국에 처음 오셨다. 한국 리그는 일본과 다르다. 시행착오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현실에 맞게 서로 융합한 결과가 아닐까.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눈앞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한다. 나는 나대로 감독님은 감독님대로 노력했을 뿐이다. 그 결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의정부=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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