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유빈아, 괜찮아. 언니가 있잖아.'
여자 탁구대표팀 오광헌 감독은 18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 푸에르토리코와의 여자단체 예선 조별리그 5조 3차전에서 매치 점수 3대1(3-0, 0-3, 3-1, 3-0)로 승리한 뒤 대표팀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원팀'을 꼽았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역대 최초로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역사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선수권은 홀수 해에 개인전, 짝수 해에 단체전으로 열리는데, 짝수 해인 2024년에 열린 이번 대회는 단체전으로 열리는 만큼 '원팀 정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이날 여자팀은 오 감독의 바람대로 '원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경기에 나선 선수와 벤치에 앉은 선수 할 것없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승리를 위해 싸웠다. 3단식 주자로 나선 이시온(27·삼성생명·세계46위)은 "내가 진다고 해도 (전)지희 언니가 있고, (신)유빈이도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멜라니 디아스(세계145위)와 경기에서 1게임을 7-11로 내준 이시온은 2게임부터 여유를 되찾아 11-5, 11-6, 11-5로 내리 3게임을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시온의 선전으로 한국은 분위기를 전환했다. 첫 번째 경기에서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세계22위)가 브리아나 부르고스(세계 157위)를 가볍게 게임 점수 3대0(11-5, 11-9, 11-1)로 제압한 뒤 2단식 주자로 나선 신유빈(19·대한항공·세계8위)이 아리아나 디아스(세계11위)와 '에이스 대결'에서 게임 점수 0대3(6-11, 10-12, 8-11)으로 패했다. 신유빈과 오 감독은 "상대의 박자에 끌려다녔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정영식 KBS 해설위원은 조급함을 지적했다.
이시온의 활약으로 앞서나간 한국은 네 번째 경기에서 전지희가 '영혼의 복식 파트너' 신유빈의 대리 복수에 나섰다. 아리아나와 맞대결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게임 점수 3대0(12-10, 11-8, 11-6)으로 완승하며 경기를 끝냈다. 홀로 2승을 따낸 전지희는 승리의 공을 동생들에게 돌렸다. 그는 "단체전은 팀이 이기면 되는거다. 유빈이가 2단식 주자로 나서고, 시온이가 잘 해줘서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따낸 한국은 승점 6을 기록하며 이탈리아(승점 5)를 누르고 조 선두를 탈환했다. 19일 쿠바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패하고, 이탈리아가 말레이시아를 꺾어도 승점 7 동률이 된다. 이번 대회는 승점 다음으로 승자승을 따지기 때문에, 앞서 이탈리아를 꺾은 한국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에만 주어지는 16강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신유빈은 "경기에 진 게 잘 된 건 아니지만, 팀이 이겼다. 토너먼트에선 더 준비를 잘해서 더 좋은 경기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쿠바전에 비주전 선수 투입을 예고한 오 감독은 '원팀 정신'으로 토너먼트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오 감독은 "우린 원팀이 되어야 한다. 평소 경기에 뛴 선수들에게 '너 혼자 잘한 게 아니다', 뛰지 않는 선수들에게 '기회는 온다.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항상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을 문자로 보낸다.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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