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자신을 믿고 계속 싸워나가야 해요. 장애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브라질 대표 패럴림피언' 브루나 알렉산드르(28·세계 229위)의 고공 서브가 부산세계탁구선수권(16~25일·부산 벡스코)에서 작렬했다. 1995년생 알렉산드르는 생후 3개월 만에 백신으로 인한 혈전증으로 인해 오른팔을 절단했다. 왼손 엄지와 라켓을 활용해 공을 높이 던진 직후 낙하지점에서 같은 팔을 휘둘러 날리는 고공 서브는 섬세하고도 경이로웠다.
알렉산드르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함께 도전하는 선수다. '만능 스포츠 소녀' 알렉산드르는 오른팔이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른 채 축구, 스케이트보드, 사이클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고, 7세 때 오빠를 따라 탁구에 입문했다. 13세 때 패럴림픽 첫 도전을 선언한 이후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2014년 베이징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단식(10체급),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고,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여자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자국에서 열린 리우패럴림픽 여자 단식,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된 2021년 도쿄패럴림픽 여자단식 C10(10체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4번의 올림픽 출전과 패럴림픽에서 금 6개, 은 2개, 동 2개를 휩쓴 '폴란드의 한팔 탁구 레전드' 나탈리아 파르티카가 같은 체급 롤모델이자 라이벌이다. 현재 여자단식 10체급 세계랭킹 1위는 양치안(오스트리아) 2위는 파르티카, 알렉산드르는 3위다.
파리올림픽·패럴림픽의 해, '브라질 넘버3' 알렉산드르가 비장애인 국가대표로 '올림픽 티켓'이 걸린 부산세계선수권에 나섰다. 알렉산드르의 브라질은 17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센터에서 펼쳐진 부산세계탁구선수권 2조 예선, 남아공과의 1차전에서 3대0 완승했다. 1게임 톱랭커 브루나 다카하시(22위)가 3-0, 2게임 지울리아 다카하시(87위)가 3-1로 승리한 상황에서 알렉산드르가 테이블 앞에 섰다. 라이아 에드워즈(292위)를 상대로 3대0(11-2, 11-7, 11-7) 완승을 거두며 브라질의 첫 승을 결정짓더니 18일, 2차전에선 역전의 용사로 나섰다. 니시아리안(세계 46위), 사라 드 뉘트(세계 121위)가 버틴 룩셈부르크에 매치스코어 0-2로 밀리던 절체절명의 상황. 3단식에 나선 알렉산드르가 테시 곤더링거(세계 246위)를 3대1(8-11, 11-7, 11-7, 11-5)로 돌려세웠고 브라질이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자신의 게임을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동료들은 "브루나가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2연승 직후 인터뷰에 응한 알렉산드르는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한단계씩 밟아가야 한다. 우선 조별예선을 통과한 뒤 상대가 누군지 확인해야 한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올림픽 도전을 먼저 시작했고, 패럴림픽은 13세부터 시작했다"면서 "한 팔로만 공을 서브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정말 많은 훈련을 했고, 그 결과 어떤 선수와도 싸울 수 있는 힘과 파워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웃었다. 동료 파르티카의 "나는 그저 탁구선수일 뿐이다. 사람들이 내 장애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녀도 동의했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리2024의 해, 목표는 분명하다. "도쿄에서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 패럴림픽에선 금메달이 목표다. 올림픽의 경우 아직 출전권을 따지 못했지만 기회가 있다. 일단 목표는 파리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따르면 같은 해에 올림픽·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선수는 '뉴질랜드 양궁' 네롤리 페어홀, '폴란드 탁구' 나탈리아 파티카, '남아공 수영' 나탈리 뒤투아, '육상'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이란 양궁' 자라 네마티 5명이다. 알렉산드르가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경우 아메리카 대륙 최초로 이 위대한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국 드라마를 사랑한다는 브라질 에이스, 혼신의 서브를 날리는 그녀의 왼손과 왼팔엔 화려한 타투가 새겨져 있다. "항상 뭔가를 주면 항상 뭔가가 되돌아온다 같은 말, 모두 좋은 의미다. 올림픽, 패럴림픽 날짜와 엠블럼도 써 있다"고 소개했다. 일곱살 때부터 20년 넘게 해온 탁구는 그녀의 "인생이자 행복"이다. "탁구를 하는 것이 늘 즐겁고, 연습할 때나 경기할 때나 늘 행복하다"며 웃었다.
탁구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안 좋은 시기,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자신을 믿고 계속 싸워나가야 해요. 장애가 있든, 건강에 문제가 있든 상관없이요. 모든 것이 가능해요."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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