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 부임 직후에 선포된 '체중과의 싸움'에서 조금씩 점수를 따내며 반등에 대한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제주의 2차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주에서 만난 제주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체중을 감량한 사실을 고백했다. 전지훈련을 위해 소집한 1월초와 비교할 때 적게는 1~2㎏, 많게는 6㎏씩 체중을 줄였다고 한다. 6㎏ 감량의 '전설'을 쓴 선수는 놀랍게도 '외인' 브라질 스트라이커 유리 조나탄이었다. 한눈에 봐도 턱이 갸름해지고 몸이 '슬림'해졌다. 브라질에서 뛰던 시절 '탱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체구를 자랑하는 유리 조나탄은 "식단과 운동으로 살을 뺐다"라고 장난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김학범 감독이 무서워서 살을 뺀 것인지 묻자, 고민없이 "100%"라고 답했다. "브라질에 여러 스타일의 지도자가 있지만, 김학범 감독과 같은 스타일의 지도자가 많이 있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공격수 서진수는 3㎏을 감량했다. 옆에 이야기를 듣던 김 감독이 서진수 앞으로 다가와 특유의 저음으로 "더 빼야 해"라고 주문하고는 자리를 떴다. 서진수는 "감독님께선 하루에 한 번씩 체중에 대해 이야기를 하신다. 전지훈련 때 늘 운동은 열심히 했지만, 지금처럼 식단 관리를 철저히 한 적은 없다. 식단 관리가 운동보다 더 힘든 것 같다. 배고파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감독은 숙소 식당에서 한 선수가 케이크를 먹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서진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자 "나는 아니다. 눈치가 빨라서 그런 행동은 잘 안 한다"며 웃었다.
그럼 김 감독은 왜 체중과 체지방에 집착하는 걸까. "4㎏을 소고기로 따지면 이만큼은 될 것"이라며 양 손가락으로 오므려 고깃덩어리를 집는 시늉을 한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만한 군더더기를 달고 뛴다고 생각해보라. 과체중이 되면 70분 이후 힘을 쓸 수 없고,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축구는 경기 막판에 극한의 상황을 맞는 스포츠다. 살이 찌면 그 상황을 이겨내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서너명이 과체중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도 17명이 과체중이다. 오랫동안 누적이 되었다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성남, 광주, 강원, U-23 대표팀 등에서 3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했다는 김 감독은 "신장, 뼈 굵기 등을 고려한 적정 몸무게가 있다. 그 무게를 넘어서면 덜거덕거리고 몸에 이상이 온다"며 현재 제주에서 잔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들도 이러한 이유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제주가 동계 훈련지에 와서 '다이어트'만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전체적인 움직임, 전술 등 다양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전지훈련 진행 성과를 묻자, "전훈을 딱 시작하면 올시즌 어떻겠다는 느낌을 받는데, 현재까진 '절반' 정도인 것 같다. 그 정도면 잘한 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지난해 부상 후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인 베테랑 구자철은 "올해 내 몸은 (김학범)감독님의 것"이라며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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