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손(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잠이 오지 않습니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온 지 거의 1달이 되가는데 아직 시차 적응을 못했을까. 그건 아니다. 포수 생각만 하면 눈이 감기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얘길까.
NC는 지난해 가을 엄청난 미래 재산을 손에 쥐었다. 포수 김형준의 발견.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주목을 받은 김형준은, NC 가을야구를 통해 단숨에 주전 포수로 성장했다.
NC는 46억원을 투자해 데려온 FA 포수 박세혁이 있었다. 하지만 박세혁이 왼쪽 손목 통증으로 컨디션이 떨어진 틈을 김형준이 파고들었다. 포수 출신 강 감독은 김형준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투자했는데, 가을야구에서 김형준은 투-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제2의 양의지' 탄생을 알렸다.
지난 시즌은 끝났다. 이제 새 시즌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주전 포수로 누구를 써야할까. 너무 어려운 문제다. 팀의 미래를 생각하면 김형준을 주전으로 키워나가는 게 맞다. 그런데 국가대표까지 했던 박세혁의 자존심을 뭉개는 일이 된다. 그렇다고 박세혁이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에게 기회를 나눠줄 수도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일단 주전과 백업이 확실하게 나뉘는 게 운영에 더 도움이 된다. 포수 포지션이 특히 그렇다. 투수들에게 일관성을 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포수 출신이다. 해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풀면 답이 나오는지 머리로는 아는데, 가슴으로 결정이 안내려진다. 강 감독은 "지금은 일단 두 선수를 어떻게 출전 분배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낼 지 고민중"이라고 말하며 "한 선수를 중심으로 쓰면, 나머지 한 선수가 너무 걸린다. 아니면 투수 성향에 따라 기회를 나눠줄까도 생각해보고 있다. 그 때 컨디션에 따른 기용도 가능하다. 그런데 확실한 건, 스타팅을 고정하고 한 선수가 백업을 하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박세혁이 FA 마지막 계약이라고 한다면, 출전에 욕심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박세혁은 이제 FA 2년차고, 그 다음 FA까지 생각해도 문제 없는 나이다. 시합이 간절하다. 김형준은 말할 것도 없다. 뛰고 싶어 미칠 것이다.
과연 강 감독은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것인가. 물론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다른 팀들은 포수가 없어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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