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생에서 태도는 모든 것이다.
축구도 스타덤도 태도와 인성 그 다음이다. 충격적인 카타르아시안컵 '탁구 게이트' 후 고공행진 중이던 이강인의 팬덤이 바닥을 쳤다. 요르단전 전날 저녁식사 시간 단합과 휴식을 주장하는 캡틴 손흥민과 탁구를 즐기려던 이강인이 충돌했다는 더선의 폭로 직후다. 선후배 충돌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슛돌이' '축구천재' 이강인을 아끼던 팬심이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선두권을 오르내리던 스포츠스타 브랜드 평판(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2월 이강인의 이름이 사라졌다. 광고주들이 재계약을 고민하고, 파리생제르맹의 코리아 마케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반면 손흥민은 굳건히 브랜드평판 1위를 지켰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리더는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할 말을 해야 한다. 쏘니는 그런 리더"라며 캡틴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줬고, 돌아온 소속팀 토트넘에서 팬, 동료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이강인이 손흥민과의 만남 후 사과문을 올린 21일, 손흥민의 SNS 첫 포스팅은 런던 패션위크 버버리 패션쇼였다. 20일 런던빅토리아파크에서 열린 버버리 2024 F/W 컬렉션 공개 패션쇼에 손흥민은 전지현, 정유미, 탕웨이 등 내로라하는 셀럽들과 런웨이에 섰다. 올블랙 룩으로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한 손흥민은 그라운드가 아닌 패션쇼장에서 전동료 가레스 베일, 델레 알리와 오랜만에 재회했고, 팬심 가득한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K-여배우' 전지현과도 재회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2022년 6월 버버리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된 이후 3년째 꾸준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소아암 투병중인 토트넘 9세 소년 팬 프레디가 손흥민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로 "쏘니는 친절하고, 골을 정말 잘 넣으니까(He's kind and he's a really good goalscorer)"라고 답한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보다 더 완벽한 대답"이라며 "친절한 사람이란 말을 먼저 했다는 게, 최고의 인성을 지닌 선수란 걸 말해주니까. 쏘니는 좋은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축구 잘하는 '월클스타'는 기본, '나이스원' 쏘니의 한결같은 이미지, 대중이 열광하는 이 이미지와 품격을 광고계는 망설임 없이 사들이는 것이다.
명품 시장은 물론 스포츠 브랜드, 금융, 식음료, 주류 등 업종 불문 광고계 러브콜이 폭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 앰배서더, AIA생명 글로벌 앰배서더, 하나은행, 투미, 농심(신라면), 메가커피 등 엄선한 국내외 기업들과 다년 계약이 줄을 잇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2020년 12월 손흥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1조9885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후 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시아선수 최초의 득점왕, 토트넘 캡틴으로 자타공인 월드클래스로 성장한 손흥민의 가치는 이 수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흥민은 이강인의 사과문이 올라온 직후 "나도 그랬다"며 후배의 실수를 따뜻하게 보듬는 SNS 포스팅을 올렸다. '캡틴'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런던을 찾은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 아래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뜨거운 비난에 휩싸인 후배 이강인을 용서해달라고 팬들에게 호소했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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