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그런데.. 제 전화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이웅호의 말에는 반가움과 의아함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는 "방송 안 한지 오래 돼서 모를 건데.."라며 "틴틴파이브로 마지막 방송은 2011년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을 멈춘지 13년. 하지만 여전히 '레전드'로 회자되는 팀이다. 넘치는 끼와 젊고 유쾌한 에너지, 아카펠라에 비트박스까지 선보였던 이들은 1993년 데뷔해 말 그대로 그 시대 '젊은이'들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시대를 풍미했다. 틴틴파이브를 단순히 '개그팀'으로 정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요즘 말하는 '개가수(개그맨+가수)'의 시초가 된 팀이기도 하다. 2000년도에 발매한 곡 '머리 치워 머리'는 아이돌 천하였던 음악방송에서 1위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방송 3사 음악방송에서 5위권 안에는 다 들었던 거 같아요. 1위 후보도 했고요. 개그맨으로서는 (현재까지도) 유일하게 전국 투어 콘서트도 진행했었죠. 당시 김건모, 김원준 씨 같은 분들이 콘서트를 했던 잠실 펜싱경기장에서 저희도 콘서트를 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도 "다섯 명이 (수익을) 나눠 가졌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며 웃었다. 그는 "많은 분들이 큰 돈을 번 줄 아시는데 그건 아니다"라며 손사레를 쳤다.
틴틴파이브 활동 이후에는 직장인 생활을 했다고. 분양 시행사, 보험설계사 등의 일을 했다는 이웅호는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면서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알아보는게 스트레스여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기도 했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사회인으로 사는게 조금의 시간이 걸리기는 했어요. 아침에 눈 뜨면 웅호야 '넌 연예인이 아니야. 웅호야 너는 보험설계사야'라고 되뇌였어요. 그런데 제가 활동 할 때도 화려한 삶을 살지는 않았기 때문에 금방 적응 했어요."
그는 "진심을 다 해서 일을 하니까 좋게 봐주는 사람이 많았다"며 삽겹살 집에서 발표를 하거나, 당직 야근을 하면서 계약을 따낸 이야기들을 풀어갔다.
"고기 굽는 소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어. 치익- 삼겹살이 구워지는데 '저기! 저희 현장은요!' 그게 되겠어요? 직접 테이블로 돌아다니면서 술을 따르면서 설명을 했죠. 한 분이라도 모델하우스로 모실 수 있게끔."
구슬픈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난 일들을 무용담처럼 풀어 놓는 그의 얼굴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내가 연예인이었는데' 이럴 것도 없고 조금 못나간다고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어요. 열심히 사니까 사람이 그 만큼 즐거워지더라고요. 공부를 못해도 도서관에서 나오면 뿌듯하잖아요?(웃음)"
온 몸으로 체득한 경험들은 실제로 이웅호에게 재산이었다. 그는 현재 라디오 DJ를 맡아 청취자들과 친근하게 소통 중. 충북교통방송에서 'TBN 차차차' 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로 지방 교통방송에서 DJ를 맡아 10년째 하고 있어요. 오랜 기간 직장인 생활을 했다보니까 청취자 분들의 사연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끝이 아니었다. TV에서만 보이지 않았을 뿐 이웅호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오고 있었다. 50대의 나이에 연극 배우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것. 대학로와 물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포항에서 충북으로 방송국을 옮겼을 정도로 열정 가득이다.
"제가 연극과 출신이거든요. 나이가 들어서 우연히 연극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온몸에 전율이 오더라고요. 바로 감독님을 찾아가 기회를 허락 받았고, 포항에서 대학로까지 KTX를 타고 매일 같이 오가며 연습을 했어요. 연극을 하기 위해 방송국까지 옮겼죠."
벌써 8개의 작품에 출연하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 이웅호는 진정 '꿈 꾸는 50대'였다.
"연극 연습을 하려고 대학로에 가면 스무살 때로 여행을 가는 느낌이에요. 50대 중반의 이웅호가 20대의 이웅호를 만나러 가는 느낌. 굉장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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