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얼마나 대단한 대우를 받은 것인지 새삼 입증됐다.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타자로는 두 번째 '거물'로 평가받던 코디 벨린저가 결국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조건으로 시카고 컵스에 잔류했다.
ESPN은 25일(한국시각) 'FA 코디 벨린저와 시카고 컵스가 3년 8000만달러(약 106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파산 기자에 따르면 벨린저는 계약 첫 시즌 또는 두 번째 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올해와 내년 연봉은 각각 3000만달러다. 만약 2025년 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그는 2026년 20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컵스에서 계속 뛴다.
벨린저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당초 2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안겨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시즌 직후 '보라스가 벨린저에 2억달러 이상의 FA 계약을 구해주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틈의 조건을 제시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목표치의 절반도 챙기지 못한 셈이다.
벨린저는 앞으로 3년 동안 8000만달러를 보장받았지만, 올해와 내년 건강한 몸으로 건재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계약기간 후 시장에서 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컵스가 그에게 올해 말 또는 내년 말 옵트아웃 권리를 부여한 것은 열심히 해서 몸값을 올리고 시장에 나가보라는 '윈-윈 전략'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 벨린저가 제몫을 하는 건 당연히 컵스가 바라는 일이다.
벨린저는 2019년 LA 다저스에서 타율 0.305, 47홈런, 115타점을 때려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컵스와 '1+1년' 계약을 맺은 뒤 130경기에서 타율 0.307(499타수 153안타), 26홈런, 97홈런, 95득점, 20도루, OPS 0.881을 마크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그러나 당초 벨린저가 이번 FA 시장에서 원했던 계약 규모는 2억달러 이상이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지난해 시즌 막판인 9월 ESPN 인터뷰에서 "제드 호이어 컵스 사장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에게 내가 강조한 게 있다. 3년 동안 OPS가 0.80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고 0.900~1.000를 유지하면서 신인왕과 MVP에 오른 선수가 갑자기 OPS가 0.550~0.650으로 떨어진다면, 그건 분명히 기술(기량) 문제가 아니다"며 "코디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힘이 떨어졌을 뿐이다. 제드는 이에 동의했다. 건강한 코디는 5툴 MVP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벨린저는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7차전에서 7회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키키 에르난데스와 과격하게 세리머니를 하다 왼쪽 어깨를 다쳤다. 결국 그해 겨울 수술을 받았고, 2021년부터 급격하게 무너졌다.
벨린저는 결국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로부터 논텐더로 풀려 FA 신분이 됐고, '1+1년'을 제시한 컵스와 계약했다. 그리고 2023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면서 내년 2500만달러의 상호 옵션(mutual option)을 포기하고 다시 시장에 나갔다.
벨린저의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 ESPN은 7년 1억4700만달러, MLBTR은 12년 2억6400만달러, 디 애슬레틱 6년 1억6200만달러를 제시했었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시즌 직후 '보라스가 벨린저에 2억달러 이상의 FA 계약을 구해주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틈의 조건을 제시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벨린저에 비하면 이정후는 한참 아래의 검증되지 않은 아시아의 보석 정도였다. 그러나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달러(약 1506억원)의 파격적인 대우로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아시아 야수로는 최초의 1억달러 이상의 입단 계약이고,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상 투포수를 제외하면 최초의 1억달러 계약이었다.
이정후의 에이전트 역시 보라스다. 결국 보라스의 협상술이라는 것은 선수가 건강하게 실력을 보유하고 있을 때 빛을 발한다고 봐야 한다. 벨린저는 지난해 3년 부진을 어느 정도 털어냈지만, 무릎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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