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타격에 전혀 기대가 안되는 선수였죠. 하지만…."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주목하는 선수들을 소개하는 시간, 이름하여 '염의 남자' 시리즈다.
김성진, 김민수, 이종준에 이어 이번에는 4탄. 내야수 구본혁 차례다.
구본혁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 LG 지명을 받았다. 신인 시즌부터 57경기를 뛰었고, 2020 시즌 125경기를 소화했다. 내야 전포지션 수비가 가능하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아 류중일 전 감독이 백업 요원으로 요긴히 활용했다. 2021 시즌 수장이 류지현 감독으로 바뀌었는데도 123경기를 뛰는 등 나름 탄탄한 1군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경기수는 100경기가 넘어도 타석수는 100타석이 안됐다. 역할이 한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경기 후반 대수비, 대주자 등이었다.
그렇게 상무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그리고 돌아왔다. 다녀오니 유니폼만 똑같을 뿐, 새로운 팀이 됐다. 염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거의 다 바뀌었기 때문이다. 팀도 29년의 한을 풀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현지에서 만난 구본혁은 "감독님, 코치님들 다 처음 뵙는 분들이라 뭔가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며 수줍게 웃었다.
구본혁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염 감독은 화려한 작전 야구를 구사한다. 경기 개입이 많다. 선수 교체가 많아진다.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작전 수행이 좋으며, 발이 빠른 선수가 필수다. 이 선수는 성적이 나든, 안나든 1년 내내 1군에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유격수가 주포지션인데, 2루와 3루도 모두 커버가 가능하다. 구본혁은 "유격수, 2루수 수비는 자신있다"고 외친다. 염 감독은 올해부터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이닝 관리를 해주려 한다. 오지환도 나이가 들어가는만큼, 지금부터 관리를 해야 더 오래 최고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구본혁의 존재감이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구본혁은 단순 백업에 그치고 싶지 않다. 약점이라고 지적받던 방망이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상무에서부터 이번 캠프까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구본혁은 "감독님 마음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런데 타격이 되지 않으면 감독님 마음에 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사실 나도 타격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연구도 많이 하고, 훈련도 많이 했다.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청백전을 해보니, 이전과 다른 스윙이 나온다고 느꼈다"고 했다. 실제 25일(한국시각) 열린 청백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염 감독도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칭찬했다.
구본혁은 "이제는 수비 말고, 타격도 되서 경기를 나가는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타격쪽에서 아예 기대가 없는 선수였던 걸 안다. 올해는 달라졌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힘이 나는 동력이 생겼다. 등에 6번을 달았다. 류지현 전 감독을 좋아해, 이전부터 그렇게나 달고 싶었던 번호인데 군에 다녀와 품게 됐다. 공교롭게도 6번은 류지현 감독의 등번호라 선택할 수 없던 번호였다.
구본혁은 "형들이 매일 놀리신다. 그렇게 하고 싶던거 해서 좋으냐고 말씀하신다. 처음에는 많이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내가 6번을 달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예뻐 보인다. 너무 마음에 든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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