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난 투수랑 안 맞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갑작스런 타자 전향 의사를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젠 방황은 끝났다.
최준용은 2024년에도 롯데자이언츠의 필승조로 뛴다. 김태형 감독은 "엔트리가 빡빡하다"면서도 5명의 핵심 불펜 중 한명으로 최준용을 꼽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2020년 데뷔 직후부터 150㎞를 넘나드는 구속은 물론 '리그 최고의 직구'라는 찬사를 받을만큼 강렬한 구위로 모두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47경기 47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2승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커리어하이에 가까운 성적도 냈다.
그런 그가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타자 전향를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다만 이젠 과거의 일이다. 방황은 완전히 끝났다.
"투수를 해야 내 가치가 높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워낙 자주 아프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야구 선수는 야구장에서 뛸 때 가장 멋있지 않나. 작년에 3~4개월 동안 3번이나 재활군을 갔다. 상실감이 적지 않았다."
유격수로 뛰던 건 경남중 시절이다.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타자로 뛸 경우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걸 모를리 없다.
1m85, 85㎏의 균형잡힌 체형에 유연함까지 타고 났다. 운동을 게을리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부상이 거듭되자 '투수보다 타자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노력만큼은 자신있었다. 최준용은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면서 "류중일 감독님도, 대표팀 코칭스태프나 선배들도 모두 제가 투수를 할 때의 가치를 강조하셨다. 또 소속팀에 돌아온 뒤 김태형 감독님, 또 박준혁 단장님도 '넌 우리 롯데에서 아주 중요한 투수'라고 신뢰를 주셨다. 어깨 수술 같은 이유로 투수를 아예 못하게 되지 않는다면, 다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돌아봤다.
"아프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원래 난 운동을 최대한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전준우, 손아섭 선배님을 보면서 '계획적인 운동과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할때는 하고 쉴 때는 쉬기로 했다."
투구폼도 한층 간결하게 가다듬었다. 전에는 자신의 유연함을 최대한으로 살려 활시위마냥 공을 쏘아댔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몸에 독이 됐다는 게 최준용의 분석이다.
형제구단 지바롯데 마린즈와의 합동 훈련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최준용은 "일본 투수들 중에 나보다 더 유연하고 탄력이 좋은 투수들도 많았다. 그런데 나처럼 힘이 들어가는 선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우리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뭔가 더 성실하고, 전력으로 임하는 느낌이다. 사사키는 정말 대단한 투수다. 힘을 30%만 쓰는 거 같은데도 직구가 155㎞까지 나오더라. '나도 저렇게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바롯데와의 교류전 1차전에 등판했지만, 결과가 좋진 않았다. 7회 등판한 최준용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2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최준용은 자신의 변화에 만족감을 표했다. 몸의 부담을 덜면서도 140㎞ 후반의 직구 구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거쳤다. 백스윙을 조금 줄이고, 상체가 앞으로 나가면서 던지기보단 한층 간결하게 던지는 투구폼으로 다듬었다.
아직 완벽하게 정착되진 않았다. 하지만 최준용은 "이제 아프지 않으면서도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몸상태가 100%가 아닌데도 직구가 괜찮다. 프로 데뷔 이후 스프링캠프 기준 몸상태가 가장 좋다. 시즌에 들어가고 컨디션이 올라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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