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딱 2주 쉬었다. 공은 던지지 않았지만, 운동은 엄청나게 했다."
알찬 겨울을 보낸 롯데자이언츠 나균안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과 함께 일찌감치 윌커슨-반즈-박세웅-나균안을 1~4선발로 못박았다. 최근 2년간 나균안이 보여준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
전국구 포수 유망주 출신이다. 뜻하지 않은 손목뼈 골절 이후 구단의 권유를 받아 투수로 전향했다.
알고보니 투수가 '천직'이었다. 손끝의 감각이 남달랐다. 최고 150㎞에 달하는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꽂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투수 전향 3년만인 2022년부터 1군에서 확실한 전력으로 성장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롱맨으로 등장했다. 이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한축을 꿰찼다.
지난해에는 풀타임 선발로 23경기 130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8패 평균자책점 3.80의 준수한 기록을 냈다. 기억에 오래 남을 한해였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혀 금메달에도 기여했다. 함께 대표팀에 다녀온 박세웅-윤동희와 함께 향후 롯데의 중추를 형성하게 됐다.
하지만 시즌 중반 노출했던 경험 부족이 관건이다. 4월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34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나균안이 가장 아쉬워하는 지점이다. 그는 '풀타임 선발 첫 해의 시행착오'라고 표현했다.
지바롯데와의 교류전 1차전에 등판, 홈런 하나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3타자를 잘 막았다. 나균안은 "라이브피칭이나 청백전 없이 첫 실전이라 걱정했는데,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작년에 많이 던졌다. 주변에서도 많이들 걱정하더라. 나도 마찬가지다. 비시즌 내내 몸관리에 중점을 뒀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팔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량을 유지하는 노하우에 대해 물어봤다고. 특히 롯데의 '형'들이 주 질문대상이 됐다. 나균안은 "정말 밥먹을 때나 운동할 때나 한마디라도 듣고자 했다. 나도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한테 맞는 운동법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시즌 종료 후 딱 2주 쉬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다만 팔에는 쉬는 시간을 충분히 줬다.
"야구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공을 안 던진 적이 없다. 12월부터 천천히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 봐선 잘한 것 같다. 팔 상태가 괜찮다. 전보다 훨씬 섬세하게 겨울을 보냈다. 무엇보다 선발이 확실하니까, 그 역할에 맞게 잘 준비했다. (아시안게임)금메달을 따고 나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이제 다음 스텝으로 들어섰다. 올해는 예년보다 빠른 3월 23일에 시즌이 시작된다. 그때까지 100구를 던질 몸상태를 만들고자 한다.
'165㎞ 괴물' 사사키 로키(지바롯데)를 본 소감은 어떨까. 나균안은 "농담삼아 우리끼리 '포크볼은 우리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나균안은 왕년의 '포크볼 제왕' 조정훈 현 용마고 코치가 인정한 리그 최고의 포크볼러다.
올해 한국 야구에는 류현진(한화)이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11시즌, 87승을 올린 '거물'에게 나균안도 궁금한 점이 있을 법하다.
"엄청 많다. 구종이라던지, 선발투수로서 어떻게 긴 이닝을 던지는 운영을 하는지 궁금하다. (만나게 되면)컷패스트볼을 꼭 배우고 싶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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