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멋지고 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8일(한국시각)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안타를 치고 주루와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자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극찬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정후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리드오프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시애틀 선발 조지 커비를 상대로 투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낮은 코스로 날아드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으로 흐르는 깨끗한 안타를 터뜨렸다.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실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낸 것이다.
유력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수잔 슬러서 기자는 '시범경기 결과는 선수, 코치, 구단 관계자 누구에게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때로는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도 멋진 날이 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데뷔전을 치른 오늘이 바로 그런 경우'라며 '2022년 KBO MVP인 그는 작년 7월 발목 수술을 받고 2개월을 결장했는데, 오늘 보니 4이닝을 뛰며 중견수 수비와 베이스러닝이 모두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경기를 마치고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첫 타석을 들어서기 전 굉장히 긴장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타석에 서니 그렇지 않았다. 커비는 유명한 투수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맞히기만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고맙게도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인상적인 장면은 안타 후에 나왔다. 다음 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 타석에서 이정후는 커비가 세트포지션에서 발을 내딛는 순간 재빨리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에스트라다가 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흘렀다. 상대 유격수 라이언 블리스가 공을 잡았다 놓치는 실책을 범하는 사이 이정후는 물론 타자주자까지 1루에서 세이프됐다.
이정후의 2루 질주를 본 블리스가 더블플레이를 의식하고 급하게 처리하려다 공을 놓치고 만 것이다. 블리스는 다시 공을 주워 1루로 던졌으나, 에스트라다가 베이스를 지난 후였다.
슬러서 기자는 '이정후는 1회말 공격에서 상대 투수가 던지는 순간 달려나가 실책을 유도함으로써 에스트라다가 출루하도록 만들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정후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린 라이트를 부여받는다. 스피드가 좋은 선수'라며 '결국 그는 바람의 손자다. 그는 도루 시도를 많이 할 계획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경기의 투구 스피드와 타구 속도 자료는 제공되지 않았다. 일반 팬들이 이정후가 어떤 공을 상대했는 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정후는 "직구는 확실히 다르다. 그보다 가장 큰 차이는 변화구의 스피드다. KBO 투수들보다 확실히 빠르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화구 구속에 놀라움을 표시한 것이다.
이정후의 데뷔전은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에게도 만족스러웠다.
멜빈 감독은 "아주 오래 기다렸다. 이정후가 좀 늦게 출전하게 됐는데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득점까지 올렸다. 매우 만족스러웠다(looked pretty good to me)"면서 이정후의 베이스러닝에 대해 "분명히 꽤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다. 작년 발목 부상이 있어서 (한국에서는)조심스러워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 보니까 발이 참 빠르다. 그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정후의 공격적이고 빠른 베이스러닝을 적극 권장하겠다는 의미다.
다른 매체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새 중견수인 그는 1회 5득점의 발판이 된 리드오프 안타를 치며 테이블 세터로서 능력을 과시했다'며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해 리드오프로 각광받고 있는 이정후는 시애틀 우완 조지 커비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우측으로 안타를 날려 6418명 팬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현지 언론들은 1회 만루홈런을 친 패트릭 베일리와 100마일 강속구를 뿌린 선발 조던 힉스보다 이정후의 데뷔전 활약상을 더 크게 부각하며 관심을 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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