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3대3농구의 젊고 트렌디한 에너지를 지방 소도시에 불어 넣는다면?'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종종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관련이 없는 듯 하던 물건이나 콘셉트를 새로운 관점에서 연결해보려는 시도가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경우다. '21세기 최고의 혁신가'로 불린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은 원동력이기도 하다.
현재 강원도를 중심으로 뜨거운 열풍을 일으키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포츠케이션 이벤트 3대3농구대회'는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3대3농구 저변확대'와 '아마추어대회 활성화'에 관해 고민하던 한국3대3농구연맹(KOREA 3X3, 이하 연맹)이 3대3농구와 '스포츠케이션(Sports+Vacation·스포츠와 휴가, 여행의 융합)' 콘셉트를 연결해 만들어낸 새로운 이벤트성 대회다.
2021년 강원도 삼척시에서 처음 열린 대회는 지난해까지 3년간 이어져 오며 '삼척의 명물'이 됐다. 대회 공고가 뜨는 즉시 '광클' 신청을 해야 겨우 참가할 수 있을 정도. 덩달아 삼척 역시 '3대3농구의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했다.
더불어 삼척에서 비롯된 '3대3농구'의 인기 역시 빠르게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강원도 태백시와 전라남도 강진군이 합류했다. 이미 태백에서는 지난 2월초 '2024 ALWAYS 태백 전국 3대3농구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고, 강진에서는 4월초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신창범 연맹 부회장은 "이 밖에 여러 지자체와도 대회 개최에 관해 논의 중이다. 삼척시의 사례로 인해 지자체 쪽의 관심이 더 커진 분위기다"라고 귀띔했다. '스포츠케이션 이벤트 3대3농구대회'가 아마추어 동호인 뿐만 아니라 지자체들에게도 이렇게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MZ세대가 주도하는 '농구축제', 지역으로 떠나는 '농구여행'
연맹은 '도심형 스포츠'로서 3대3 농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국내 최초의 3대3농구 프로리그인 'KOREA 3X3 프리미어리그'를 2018년 출범시켰다. 동시에 중고교 및 대학생 팀을 대상으로 아마추어 리그도 꾸준히 운영해왔다. 하지만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19로 리그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 프로리그는 결국 2021년을 끝으로 일시 중단됐다.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했다.
이때 등장한 콘셉트가 바로 '스포츠케이션'이다. 체육학 박사 출신으로 스포츠케이션 아이디어를 낸 이진영 연맹 이사는 "인구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관광과 3대3 농구를 연계해보면 어떨까'하는 발상을 하게됐다. 이전에도 지방 도시에서 많은 스포츠 대회들이 열렸지만, 오로지 경기 위주라 대회만 치르고 떠나는 구조라 지역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우리 연맹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농구와 여행, 휴가, 즐거움의 연결점을 찾으려 했다. 여기에 3대3농구의 젊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결합시켜 지방으로 '농구 MT'를 떠나 경기도 하고, 관광도 즐기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새로운 콘셉트의 스포츠케이션 이벤트 대회를 기획한 연맹은 2021년 삼척시의 농구대회 유치 공개입찰에 지원해 다른 단체들을 제치고 대회를 주관했다. 이 이사는 "다른 단체들은 기존에 해온 대로 대회와 경기 위주의 프로그램을 제시했지만, 우리 연맹은 스포츠케이션 관점에서 지역주민까지 상생할 수 있는 차별성을 제시해 2021년 대회를 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맹은 청소년과 대학생 및 2030 농구 동호인을 대상으로 '농구로 MT가자', '삼척으로 여행가자' 등의 주제를 유지하며 지난해까지 3년간 성공적으로 대회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이틀간 열린 '2023 H2 DREAM 삼척 전국학생 3대3 농구대잔치'에는 전국 중·고교 및 대학교에서 총 104개의 3대3 농구팀이 참가했다. 특히 연맹은 참가팀을 대상으로 삼척시의 지원을 받아 숙소와 식당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사랑 상품권'을 일괄 지급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까지 만들어냈다.
신 부회장은 "지난 수 년간 아마추어리그 운영을 통해 축적한 충성도 높은 학생 및 아마추어 동호인 인프라가 우리 연맹의 진정한 자산이자 지역대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뿌리다. 참가자 위주의 대회 운영이 가능한 이유"라며 "앞으로 더 많은 지방 대회를 통해 3대3농구의 패러다임을 지역 축제 중심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스포츠관광과의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나 수도권에서 온 대학생 참가자와 해당지역 중고생을 연결하는 스포츠멘토링 프로그램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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