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잘해야죠. 그만큼 먹여줬는데."
SSG 랜더스의 올 시즌 핵심 '키플레이어'는 좌완 투수 오원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완의 대기'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벌써 1군 풀타임 4년차.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는 받았지만 아직 한번도 10승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2021시즌 7승, 2022시즌 6승, 2023시즌 8승. 그렇다고 해서 매번 부진했던 것은 아니라 더 아쉬웠다. 이닝별, 경기별 기복이 심했고, 시즌 초반과 중반 이후 경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탐이 나는 1순위 좌완 선발 요원. 오원석이 꾸준히 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해에도 문승원, 박종훈과 경쟁해서 선발 한자리는 꿰찼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5.23)은 2년 연속 규정 이닝 돌파가 무색해지는 결과였다.
올 시즌도 오원석은 선발진 진입이 유력하다. 현재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 로버트 더거, 김광현까지 3명은 확정이고 박종훈과 오원석이 나머지 2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현재까지 높다. 문승원은 이번 캠프 시작부터 불펜으로 출발했다.
오원석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수차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가 보여준 가능성과 잠재력 그리고 아쉬움까지. 이숭용 감독과 배영수 투수코치도 오원석에게 집중해서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만약 오원석이 올해 또 부진하면, 그때는 플랜B와 플랜C를 가동해 다른 선발 투수들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그게 공정하기 때문이다.
'롤모델'이자 팀의 대선배인 김광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원석과 1월 개인 훈련을 함께 했다. 오원석을 비롯한 후배 투수들을 일본 오키나와에 데리고가 해외 훈련을 했다. 체류비 전액을 김광현이 지원했다. 하루에 식비만 50만원 이상씩 나왔다는 후문이다. 오원석을 옆에서 지켜본 김광현은 "엄청 먹더라. 잘해야 한다. 그렇게 먹여줬는데, 올해 못하면 군대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핀잔을 주면서도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APBC 대표팀에 갔다온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더라. 올해 잘할지 못할지는 내가 장담 못하겠지만, 공은 확실히 좋아졌다. 작년보다 확실히 좋다"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오원석은 지난 2월 28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즈와의 연습 경기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실전이었다.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지금 시점에서는 잘나온 편인 것 같다. 공의 힘은 좋은데 컨트롤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는 오원석은 "코치님들이 주문하신 하이볼이나 몸쪽 승부 포인트에 신경써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해서 언제까지나 기회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제는 한 단계 이상의 성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오원석이 제대로 터진다면, SSG는 확실한 선발 로테이션을 앞세워 목표 성적 이상을 초과 달성할 수도 있다.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팀 성적 역시 불안정할 것이다.
오원석도 "이젠 정말 잘해야 될 것 같다"고 결연하게 이야기하며 "APBC에서 일본 좌투수들은 어떻게 던지는지도 살펴보고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광현 선배님이 신경 많이 써주시고 같이 운동을 하다 보니까 배우는 것도 많고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한 부분들이 많은데 제가 야구를 더 잘해서 광현 선배님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이(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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