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사과할래?' '출전시간이 더 필요해요.'
말귀를 못 알아듣고 엉뚱한 대답만 하는 '사오정'이 토트넘 홋스퍼에도 있었다. 바로 브라질 출신 공격수 히샬리송(27)이었다. 동료들이 배꼽을 잡고 웃고, 답변을 들은 감독은 황당해하는데도 히샬리송은 거침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 전임 안토니오 콘테 감독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어쩌면 이런 '소통 오류'가 콘테 감독 시절 히샬리송 부진의 진짜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
영국 축구매체 풋볼런던은 5일(한국시각) '히샬리송은 황당하고 웃긴 오해로 인해 토트넘 팀 미팅 때 콘테 감독에게 엉뚱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히샬리송과 전임 콘테 감독 사이에 벌어진 황당한 일화다. 이는 히샬리송이 팀 동료 에메르송 로얄과 최근 브라질 유튜브 채널 '데심페디도스'에 출연해 유튜버 프레드와 대화를 나누던 중 직접 밝혔다.
히샬리송은 콘테 감독이 영입한 선수다. 에버턴에서 활약하다 2022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6000만파운드(약 1017억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콘테 전 감독의 기대를 많이 받았지만, 막상 활약은 부진했다. 콘테 시절에는 EPL에서 12경기에 나와 단 1골에 그쳤다. 스트라이커로서 전혀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당시 해리 케인에게 밀려 최전방에 나설 수 없었고, 좌측 윙포워드 자리에는 손흥민이 버티고 있었다. 활용도가 애매했다. '콘테의 실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히샬리송은 EPL 22경기에 출전해 10골-3도움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결국 히샬리송의 부진은 콘테 전 감독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히샬리송과 에메르송이 공개한 일화에는 그런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콘테 시절 전혀 토트넘에 적응하지 못하던 히샬리송은 어느 날, 경기 당일 회의에 지각했다. 이때 벌어진 일이다. 에메르송은 "히샬리송이 지각하자 콘테 감독이 '팀에게 할 말이 있나? 사과하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지각한 다른 선수들은 '아니, 그냥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히샬라송은 갑자기 '출전 시간이 더 필요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히샬리송이 직접 자신의 황당 실수를 밝혔다. 그는 "그냥 생각나는 것을 다 말했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포메이션은 좋지 않다'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그렇게 말하기 시작하자 뒤에 서 있던 동료들이 웃음보를 터트렸다. 그때서야 '내가 뭘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콘테 감독이 뭘 물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생각나는 대로 내 할말만 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황당한 에피소드가 정확히 어느 경기를 앞두고 나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콘테 전 감독이 썩 좋게 받아들이지는 않은 듯 하다. 결국 콘테 시절에 히샬리송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출전 기회도 늘어나지 않았다. 감독과의 소통이 내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콘테 감독이 계속 토트넘에 있었다면 히샬리송은 여전히 부진에서 허덕였을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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